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AI) 서밋(이하 AI 서밋)을 계기로 한·미 'AI 동맹'이 한 단계 격상됐다. 삼성과 SK,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미국 구글, 엔비디아, 웨이모 등 첨단 기술 기업과 AI 인프라 조성을 위한 공동 파트너십을 재확인하면서다. 한·미 AI 밸류체인의 강력한 결합을 통해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에도 국내 기업들이 첨단 산업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계기로 추진된 AI 서밋 경제 협력 효과는 9500억 달러(약 1400조원)로 추산된다. AI 인프라 조성을 위해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 제조와 자율주행차,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 등이 총망라됐다. 삼성, SK, 현대차 등은 미국 원천기술에 한국의 첨단 메모리, 제조 파운드리, 휴머노이드 AI 제조 역량 등을 결합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다지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턴키 솔루션'을 기반으로 AI 인프라의 '뇌'를 구축한다. 브로드컴과 체결한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 AI 칩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계약이 대표적이다. 또 브로드컴이 설계하는 AI 가속기 등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한 AI 반도체 생산 협력도 확대한다.
첨단 AI 칩과 하이엔드 메모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AI 서밋에서 "한국과 미국의 강점을 하나로 결합한다면 더 빠르게 혁신하고 더 크게 성장하며 더 많은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시대를 위한 최첨단 반도체, 안정적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풍부한 전력 등 완벽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과 엔비디아는 AI 팩토리 구축부터 차세대 AI 메모리 공급까지 아우르는 5000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의 국내 최대 2GW(기가와트) 규모 AI 팩토리 구축에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를 공급한다.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팩토리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의 HBM4가 탑재된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 '베라 루빈'을 도입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고성능 AI 팩토리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버린·피지컬·에이전틱 AI와 기업용 AI 서비스를 아우르는 대규모 AI 인프라 개발을 가속화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국민 1인당 최소 하나씩 AI 에이전트가 있어야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대한민국을 AI 네이티브 국가로 만들어 모두의 AI, 피지컬 AI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가 활약하는 스마트 도시 청사진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한 '피지컬 AI 비전'은 자동차, 로봇, 공장 등 특정 사물체의 지능화를 넘어 궁극적으로 AI 도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현대차가 보유한 제조, 모빌리티, 로봇 등의 경쟁력을 엔비디아·웨이모·구글 딥마인드 등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AI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기술을 결합한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웨이모와는 자율주행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업을 추진한다. 새만금 AI 밸리에는 단계적으로 9조원을 투입해 로봇, AI, 수소에너지, 태양광 발전, AI 수소시티 등을 아우르는 미래 기술 혁신성장거점을 구축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피지컬 AI는 자동차·로봇과 같은 개별 디바이스의 지능화를 시작으로 AI 팩토리 같은 특정 공간의 지능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전체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운영되는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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