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건축사무소가 왕십리뉴타운제3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용역비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을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대법원은 대의원회의 승인이 없는 변경계약은 무효라고 본 2심과 달리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비사업의 성격상 조합이 추진하는 모든 업무의 구체적 내용을 총회에서 사전에 의결하기는 어렵다”며 “총회에서 추진하려는 계약의 목적과 내용, 조합원들의 부담 정도를 개략적으로 밝히고 총회 의결을 거쳤다면 사전 의결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2013년 9월 5일 A사무소는 조합과 2016년 9일 9일까지 계약금액을 7억2635만원으로 재개발사업 공사 감리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A사무소는 2016년 2월쯤 매입부가세 누락과 설계변경 등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으로 용역비 증액을 요구했다.
이에 조합은 2016년 11월 12일 조합원 정기총회를 개최해 A사무소의 증액요청에 대해 승인했다.
그런데 조합의 이사회는 총회 의결이 된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사회를 열어 용역비 증액분 지급요청을 철회한데 이어 대의원회의를 열어 변경계약 추인 안건을 부결시켜 버렸다.
A사는 2017년 2월 조합을 상대로 11억8400만원과 부가가치세를 합한 약 13억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증액비용과 부가가치세를 더한 13억원에 대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변경 계약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용역비 증액분을 즉시 지급하기로 약정했고 추후 재산정해 지급하는 합의가 이워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부당하게 비용을 증액했다고도 볼수 없다”고 말했다.
2심 판결은 1심과 달리 “계약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정비사업비의 사용’은 총회의 결의나 이를 대행할 권한이 있는 대의원회의 승인 결의를 거쳐야 한다”며 “총회의 위임을 받은 대의원회는 이사건 변경계약의 체결을 승인한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관한 총회 의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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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사진=대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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