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아홉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그 중 여섯명이 어린 나이에 죽었다. 1789년 그가 특히 귀여워했던 넷째 아들이 천연두로 죽자, 아비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을 질책하며 지냈다. 그러다가 궁리 끝에 1798년 마진(홍역)에 관한 의서(醫書)인 '마과회통(麻科會通)'을 편술한다. 일종의 홍역을 진료하는 매뉴얼이다. 천연두 예방법도 부록에서 소개하고 있다. ▷온 나라가 역병으로 부모·자식을 잃고, 근심과 걱정이 태산 같건만 무지(無知), 무전(無錢), 무의(無醫)로 속수무책이었던 때다. 당시에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관리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질병이라 조정과 의인들이 외면했을 터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이때, 마과회통으로 백성과 고통을 나눈 다산 정약용의 참 모습을 우리 공무원들이 되새겼으면 좋겠다.◀<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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