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이겨내는 사람들③] 서울서 대구로 달려간 ‘119 구급대원’ 최종남 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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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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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대원들 하루 600~700명 이송…응원과 격려에 감사"

  • "코로나19 종식으로 대구 시민들 일상복귀" 기원

[사진=최종남 소방사]

9일 오후 6시 30분 하얀 방호복을 입은 최종남 서울 동작소방서 소방사는 대구 두류정수장에서 대기 중인 119 구급차에 올라탔다. 지난 2일 소방청이 코로나19로 구급차 동원령 2호를 상향 발령한 지 8일째.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매일같이 발생하는 환자를 실어 나르고, 구급차 지원 대기소가 마련된 두류정수장에서 대기하는 것은 최 소방사와 동료들의 몫이었다.

구급차 동원령 2호가 내려진 후 그는 스스로 자원해 대구로 왔다. 낯설었던 도로를 달리는 고단함은 대구시민들의 응원으로 씻어낼 수 있었다.

“대구에서 지원 근무는 처음이라 도로가 낯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구시민들의 응원과 대구시의 지원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 돼서 대구시민 일상으로 복귀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부산, 인천, 경기, 충북 등 각자의 소속을 새기고 대구 구석구석을 누비는 119 구급차들은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와 헌신하는 모습에 대구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감동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밤낮 없는 노고에 감사드린다”는 대구시민들의 인사는 최 소방사와 동료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원천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달 29일 대구에 있는 구급차 지원 대기소를 찾아 “소방대원들은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성실하고 용감하게 직무를 수행해 왔고, 국민들께서도 이러한 노력을 잘 기억하고 격려하고 계신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지난 일주일간 최 소방사는 준전시 상황과 같은 근무를 경험했다. 그럴 법도 한 것이, 대구·경북에서만 일일 최대 확진자가 700여명이 나왔다. 출동을 하면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최 소방사는 “여기있는 구급차가 하루에 600~700명 정도의 확진자를 이송한다”며 “모든 구급대원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며 동료들의 고충을 전했다.

23일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 야구장에 전국에서 차출된 119 구급대 앰뷸런스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늘어남에 따라 전날부터 전국 시·도에서 18대의 앰뷸런스를 차출해 환자이송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렇게 하루종일 확진자 자택과 선별진료소, 병원 등을 수차례 이동하면 하루가 마무리 된다. 구급차 운행은 아침마다 전달되는 지령에 따른다. 최 소방사는 대부분 출동이 “최소 한 시간에 달하는 장거리”라며 “각 차량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5번의 출동으로 힘든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두 조기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모든 구급대원들이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해내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된 구급대원, 의료진 등에 대한 부실 지원 문제도 조심스레 물었다. 우려는 기우였다. 최 소방사는 “(식사는) 든든하게 해결할 만큼 나온다. 기부 물품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시민들께 감사 인사를 당부했다. 대구시는 현장 인력들에 대해 모텔 등 인근 숙박업소를 구해 1인 1실을 배정으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이날 8시께 마지막 확진자 이송 임무를 마치고 서울에서 내려온 다음 근무자들과 교대했다. 최 소방사는 이날 저녁 다시 동작소방서로 복귀했다. 

최 소방사는 “모든 현장 대원들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다음 지원 계획이 잡힌 것은 없지만 언제든 다시 올 준비가 되어 있다”며 마지막 근무 소감을 말했다.

그와 대구로 달려간 많은 이들의 노력과 바람 덕분이었을까.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오전 0시 기준 대구 지역 확진자 수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92명 늘어 총 5663명이 됐다. 일일 증가량이 두 자릿수에 그친 건 지난달 25일 57명 이후 14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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