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또 연기"… 대입 전략 어쩌나 수험생·학부모 '답답'

중간고사 실시 안 해도 무방… 대입 내신 들어가는 고3 부담 가중 우려

학원에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호소… 특례 보증 대출 상품 3월 중 출시

정부가 추가 개학 연기에 따라 학습·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원을 투입한다. 휴업이 길어진 만큼 개학 후 학사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추진단을 조직해 대비하기로 했으나, 대입 일정엔 말을 아꼈다.

교육부가 17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일을 4월 6일로 추가 연기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는 학사일정 변동에 집중했다.

당장 중·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사는 중간고사 실시 여부다. 4월 초에 개학하면 4월 말 치르는 중간고사까지 학습 내용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중간고사를 실시하지 않아도 법 위반은 아니다. 중·고교 학업성적관리지침에 따르면 '교과 학습 평가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로 구분해 실시한다'고만 규정돼 있다. 지필평가를 2회에 나눠 실시하라는 규정은 없다. 다만 학교에선 한 학기당 지필평가를 1회만 실시하면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나 중간과 기말로 나눠 평가해 왔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은 중간고사를 수업 중 수행평가 등 과정 중심 평가로 대체할 것을 일선 학교에 권고했다.

문제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다.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마지막 내신이 1학기다. 반영비율도 가장 높다. 이를 기말고사로 통합하면 학생들의 부담이 늘고, 수행평가로 대체하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3월 모의고사도 연기가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3월 모의고사를 미뤄 '4월 모의고사'로 실시하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되면서 이 또한 재조정해야 한다. 수험생은 모의고사를 보고 수시와 정시 중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선택하고 입시 전략을 세우는데, 이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됐다. 고3 현역 학생과 학부모들은 "올해 대입은 재수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푸념한다. 내신 점수가 이미 고정된 재수생은 학사 일정 변동에 휘둘리지 않고 수능 대비에 몰두하고 있다.

교육부는 대입 일정 변경에 대해선 "여러 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따라 4월 6일로 미뤄진 개학이 더 연기되거나 앞당겨질 수 있어, 대입 일정을 언급하는 게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입시 일정은 학사일정을 시작해야 1학기 평가 완료 시점을 정할 수 있다"며 "개학과 동시에 학사 운영과 관련한 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편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534억원을 긴급돌봄과 방역물품 준비, 온라인 학습에 우선 활용하도록 교육청과 협의하기로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을 단장으로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을 구성해 개학 전후 학교 방역과 학습지원 대책을 점검한다.

개학 연기로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와 학원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조리원 등 방학 중 비근무자에게는 대체 직무를 부여해 학교 시설 관리와 청소·위생관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영세학원을 중심으로 경영난이 심해지고, 이는 휴원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다시 한번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학원·교습소 휴원율은 지난 12일 42.1%였으나 16일 23.8%로 나흘 만에 18.3% 포인트 감소했다. 교육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소상공인 경영안정 자금' 신청 요건을 완화하고 특례 보증 대출 상품을 이달 내에 출시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