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코로나19 폭락장서 영향력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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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20-03-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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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TV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시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1156조5810억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0.17%였다. 삼성전자(288조3400억원) 비중은 24.93%, SK하이닉스(60조6420억원) 비중은 5.24%로 각각 집계됐다. 두 회사의 시총 비중은 1년 전만 해도 21.66%에 불과했다.

코스피 시총의 4분의1에 못 미치던 시총 비중이 30%에 육박한 것은 올해 초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면서부터다. 그러나 연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때도 두 회사의 시총 비중은 30% 선을 넘지는 못했다. 30% 선은 되레 폭락장에서 넘게 됐다.

코스피 시총에서 반도체 투톱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처음 넘어선 것은 이달 13일(30.01%)이다. 당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43% 폭락하며 1800선이 무너졌다. 이어 코스피가 8.39% 폭락하며 1500선이 붕괴되고, 코스피 시총이 1000조원 선 아래로 떨어진 이달 19일 두 회사의 시총 비중은 31.22%까지 올랐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종가와 비교하면 각각 22.60%, 16.62% 급락했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23.68%)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외국인의 투매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가를 선방한 데는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있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27일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주식이 삼성전자(4조5430억원)와 SK하이닉스(7718억원)였다.

같은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도 삼성전자(4조3951억원)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개인(4007억원)과 기관(3581억원) 순매수가 더해져 주가를 방어했다. 상승장에서는 지수를 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락장에서는 완충장치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쏠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피200에서는 오는 6월 삼성전자에 '30% 상한제(CAP)'가 적용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코스피200 내 시총 중 삼성전자 비중은 이달 들어 꾸준히 30% 선을 넘고 있으며 지난 19일 35.35%까지 올랐다

시총 비중 30% 상한제는 시장이 특정 종목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1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넘으면 비중을 강제로 낮추는 제도다. 해마다 3∼5월 또는 9∼11월 특정 종목의 평균 비중이 30%를 초과하면 6월과 12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해당 종목의 비중을 30%로 하향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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