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단국대 베트남학전공 초빙교수]
베트남은 내년 1월 19일부터 25일까지 제14차 베트남공산당 전국대표대회(약칭 공산당대회)를 연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공산당이 국가와 사회 전체를 ‘영도’(지도)하기 때문에,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대회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사다. 전국 수준의 공산당대회가 열리기 전에 하위 단위의 공산당 조직이 각급별 대회를 열었다. 예전에 지방 행정조직이 3급으로 구성돼 있을 때는 공산당 지방 조직도 3급으로 구성됐었다. 2025년 지방 행정조직이 2급으로 재편되면서 공산당 지방 조직도 그에 맞춰 재편됐다. 각급 공산당이 같은 급의 인민의회, 인민위원회, 베트남조국전선을 지도한다. 이 세 조직은 차례로 지방의 의회, 행정조직, 사회단체 총괄조직이다.
공산당대회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검토하고 결정한다. 첫째 사안은 국가발전정책이다. 공산당대회는 지난 5년간 국가발전의 성과를 검토하고 향후 5년간 국가발전정책을 결정한다. '정치보고'가 이 내용을 담고 있다. 공산당대회에서 대표들은 직전 회기의 중앙집행위원회가 제출한 '정치보고'를 검토하여 채택한다. 공산당은 이에 앞서 '정치보고' 초안을 공개하여 의견을 수렴한다. 공산당은 내년 1월에 열릴 제14차 공산당대회에 제출할 '정치보고' 초안을 금년 10월 15일에 공개해, 한 달간 의견을 수렴했다. 공산당대회에서 채택되는 '정치보고'가 그 초안과 내용상 큰 차이는 없기에, '정치보고' 초안을 검토하여 향후 국가의 발전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둘째 사안은 지도자 인선이다. 공산당대회는 향후 5년간 공산당과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을 선임한다. 공산당 최상위 기구인 정치국은 차기 지도자들의 인선안을 검토하고 중앙집행위원회에 부쳐 결정한다. 공산당대회 이후 열리는 국회는 이들 가운데 각 국가기관 직위의 인사를 선임한다. 따라서 공산당대회를 앞둔 시기에 차기 지도자 인선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기 마련이다.
현 정세에 대한 평가와 성과
이 '정치보고'에는 베트남이 지난 5년간 급변하고 복잡하며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정세 속에서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미·중 갈등으로 인한 정세 불안정, 미국의 일방적 관세정책 등이 세계적으로 겪은 일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베트남은 인플레이션, 국가 재정 적자 및 공공 부채 지표를 통제하여 거시경제를 안정시켰고, 플러스 경제 성장과 함께 지속적 무역 흑자를 냈다. 그 결과 베트남은 2021~25년간 연평균 6.3%의 GDP 성장률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 최근 2024년에 GDP 성장률 7.09%를 달성했고, 2025년에는 8%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5년에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이 5100억 달러를 넘고, 1인당 GDP가 5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써 베트남은 세계 32위 경제 규모의 국가이면서 중상위 소득국의 지위에 서게 된다. 빈곤율은 2021년 4.4%로부터 2025년 1.3%로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의 인간개발지수(HDI)는 2023년 데이터 기준 0.766으로, 베트남은 세계 193개국 중 93위, 동남아 내에서 5위 지위에 있게 됐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경제의 생산성, 질, 효율성 및 경쟁력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된다. 지난 5년간 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5.3%로 추정되며, 투자 대비 효율성을 측정하는 한계고정자본계수(ICOR: Incremental Capital-Output Ratio)는 6.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기업의 기술 역량과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며, 경제 성장을 견인할 핵심 산업과 전략 기술이 부족한 실정이다. 외국인투자기업이 베트남의 공업생산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추산할 수 있고, 전체 수출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다. 과학, 기술 및 혁신은 아직 산업화, 현대화 및 국가 발전의 주요 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기반시설 확충도 긴요한 상황이다. 경제 구조 개편과 관련된 성장 모델의 혁신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경제발전 방향
베트남은 다가올 공산당대회에서 ‘단결-민주-기율-도약-발전’의 기치를 내세웠다. 베트남은 베트남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30년에 상위 중소득국에 진입하고, 국가 독립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 선진국 대열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은 2026~2030년 기간에 연평균 GDP 성장률 10% 이상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1인당 GDP 약 8500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에 제조업 비중은 GDP의 약 28%, 디지털 경제 비중은 GDP의 약 30%에 도달하는 목표도 세웠다. 또한, 노동생산성 증가율 연평균 약 8.5%, 도시화율 50% 초과, 빈곤율 1~1.5%로 유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베트남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학기술, 혁신 및 디지털 전환을 주동력으로 삼아 산업화와 현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경제 구조를 개편하는 과제도 제시했다. 여기에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 개편과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한 환경 구축도 중시하고 있다. 기업부문에서는 대규모의 효율적이고 국제 경쟁력 있는 국영 기업집단 및 기업, 민간 기업집단(재벌)을 다수 육성하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민간 경제가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임을 확인했다. 또한 외국인직접투자(FDI) 부문에서는 고도 기술 저탄소 산업 개발에 중점을 두고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를 선별적으로 유치하며, 특히 투자 펀드를 비롯한 간접 투자 유치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시에 FDI 기업과 국내 경제의 연계를 증진하고, 기술, 경영 노하우, 인재 양성을 효과적으로 이전하여, FDI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최고위 지도자 인선 문제
차기 최고위 지도자 인선 상황은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최고위 지도자들의 인선은 공산당 정치국에서 논의한 후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공산당은 인선에 대해 전원 합의에 이르렀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만, 내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특히 공안 출신과 군 출신 인사들 간에 많은 논의가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이슈는 공산당의 최고위 직위인 정치국 위원의 선임과 또럼 총비서(서기장)의 재임(再任) 여부다. 또럼이 총비서로 재임할 경우, 팜반장 현 국방부장관이 국가주석, 레민흥 현 공산당 중앙조직위원장이 총리로 선임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럼이 총비서에서 물러날 경우, 팜반장이 총비서, 쩐껌뚜 현 공산당 비서국 상임비서가 국가주석, 레민흥이 총리, 도반찌엔 현 국회부의장이 국회의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는 모두 내년 1월 제14차 공산당대회 당시 65세를 초과한 인사들이 특별 승인을 얻을 경우다. 현재 규정으로는 65세를 초과한 인사는 공산당 및 국가기관의 직책을 맡지 못하도록 돼 있다. 현 공산당 정치국 위원 16명 중 9명이 내년 1월에 65세 이하에 해당한다. 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이 9명이 차기 최고위 지도자 후보로 될 것이다. 이 가운데 쩐타인먼 현 국회의장, 쩐껌뚜 현 공산당 비서국 상임비서, 팜반장 현 국방부장관이 상위 서열에 있어, 이들이 최고위직을 맡을 수도 있다. 차기 최고위 지도자 인선의 윤곽이 공산당대회 직전 분명해지기에, 이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필자 주요 약력
▷서강대 정치학박사 ▷서강대 동아연구소 및 대학원 동남아시아학 협동과정 교수 역임 ▷한국-베트남 현인그룹 위원 역임 ▷현 단국대 아시아중동학부 베트남학전공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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