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지니뮤직, 벅스 등 토종 음원 업체들은 스포티파이의 국내 시장 진출 소식에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인기 차트 중심의 국내 음원 서비스는 가수의 소속사나 팬클럽의 '음원 사재기'로 인해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개인 맞춤형 음악 추천 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토종 음원 업체들 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단연 업계 1위인 멜론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멜론은 올해 1월 실사용자 기준 40.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지니뮤직 24.6%, 플로 18.5% 등의 순이다.
앞서 애플뮤직, 유튜브뮤직 등이 국내 음원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예상과 달리 반향은 크지 않았다. 2016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뮤직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1%에 불과하다. 진출 당시 음반 제작사 등과의 저작권료 협상에 실패해 국내 가수의 음원이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튜브뮤직도 국내 시장 점유율이 10%를 밑돈다. 다만 지난해 4월 50만2523명에서 올해 2월 99만4380만명으로 월간 이용자 수가 2배가량 급증하는 등 성장세가 무섭다. 특히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유튜브뮤직 이용자 수도 함께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런 가운데 스포티파이의 등장이 음원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한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공룡 기업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위협적이지만, 결국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음원을 갖고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현재 저작권료 협의가 한창이라길래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티파이가 새로운 시도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온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유명세는 덜하지만, 재능이 있는 음악가들이 스포티파이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음악가들은 자신의 음악을 들은 이용자들에 대한 정보와 시간대별 청취율 등의 정보를 무료로 확인하고, 음악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소비된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도 받는다. 이는 제작-유통-플랫폼(서비스)-인프라로 이어지는, 사실상 포털과 이동통신사들이 지배하고 있는 기존 구조를 뒤흔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많이 높아진 상태"라며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 시장을 점령할지, 혼란만 키울지 두고 볼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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