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우리금융지주는 전거래일 대비 3.29% 상승한 8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손태승 회장이 지난 10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손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월 2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고, 3월 말 코로나19 쇼크로 코스피가 급락하자 5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날 자사주 매입까지 손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총 1만5000주를 매입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주가 부양 의지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크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3일보다 24.39% 상승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3일 1480선까지 밀리면서 급락한 바 있다.
주요 금융그룹뿐만 아니라 지방금융지주 경영진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JB금융지주 김기홍 회장과 경영진은 지난달 17일부터 4일간 자사주를 7만8000주 매수했고, 김 회장은 이 중 4만주를 매입했다.
김진완 BNK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초 2만1800주를,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1만주를 사들였다.
회장님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 이후 금융지주 주가는 한달 새 크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3일 이후 최근까지 35.50%의 상승을 보였다. JB금융지주(27.30%), BNK금융지주(33.56%), DGB금융지주(43.57%) 등도 모두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5.27% 오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금융주의 단기급등은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주가 급락하자 반등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이슈 하나만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급등에 따른 추격매수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는 초기 국면에선 은행주가 시장평균수익률보다 크게 오를 수 있다”면서 “주가 하락 폭이 크다는 점과 절대적으로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과거 사례에서 경험한 위기 이후 은행주의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지수나 은행주 주가가 어느 정도 반등한 이후에는 저금리와 자산 건전성 우려 등으로 상대적으로 은행주의 매력이 타 업종에 비해 낮아 보일 수 있다”며 “다만 이익 증가가 정체되면 배당 성향 상향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향후 높은 배당수익률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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