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얼빈이 ‘제2의 우한(武漢)’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지난 3월 20일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다. 해외 역유입 환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중국 본토 확진자는 없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중국 내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후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의 종결 수순을 밟으면서 경제활동 재개에 박차를 가했다. 헤이룽장성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신규 확진자 수가 0명을 유지했던 8일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런데 지난 9일부터 신규 확진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며 헤이룽장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하얼빈의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는 한 유학생 때문이다. 미국에서 하얼빈으로 돌아온 22세 대학생이 '슈퍼전파자' 역할을 했다. 무증상자인 그는 지금까지 무려 40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그의 이웃인 87세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화근이 됐다. 이 환자는 하얼빈의 병원 2곳을 방문했는데, 이 병원들에서 최소 2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이 된 것이다. 게다가 병원 감염 특성상 확진자는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하얼빈 내 주요 병원과 중심가에서는 또 다시 봉쇄조치가 내려졌다.
우한 때와 마찬가지로 당국은 하얼빈 지역 관계자를 무더기로 문책하기도 했다. 17일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헤룽장성 기율검사위원회는 하얼빈시 천위안페이(陳遠飛) 부시장과 하얼빈 의과대학 푸쑹빈(傅松濱) 부학장에게 공산당 내부 경고 및 정무적 과실 처분을 내렸다.
헤이룽장성의 국경도시 쑤이펀허(綏芬河)는 러시아발 코로나19 역유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로부터 들어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쑤이펀허에서는 의료 과부하를 막기 위해 600개 병상이 수용된 격리 병원이 새로 지어졌고, 최근 일주일사이 의료장비를 실은 수송기 3대가 우한에서 쑤이펀허로 이동했다.
19일 기준 확진자가 4만2800여명 나온 러시아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감염자 진원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다. 전문가들은 하얼빈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중국 경제 재개를 방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황옌중 미국외교협회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경제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에게 하얼빈에서 발생한 사태는 위험 요소”라며 “당국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2차 확산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동북망캡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