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컨설팅업체인 CBRE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본토 투자자가 참여한 거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중국 본토 투자자 거래가 '제로(0)'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오피스와 쇼핑몰 점포를 '싹쓸이'하던 모습과 대조된다고 블룸버그는 표현했다.
이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홍콩 반정부 시위 여파로 가뜩이나 위축됐던 홍콩 경제가 올초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대외 수요와 교역 위축으로 홍콩 경제 성장률이 -2%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약 10년 만의 -1.2%라는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홍콩 당국이 중국 본토 관광객에 대해 입경 후 14일 자가격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부동산 시장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다.
투자 '큰 손'이 '실종'된 홍콩 부동산 시장은 서서히 얼어붙고 있다. 당장 오피스빌딩, 고급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홍콩 공시지가발표국(RVD)에 따르면 지난 2월 홍콩 오피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세빌스는 1분기 홍콩 고급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본토 주민이 선호하는 웨스트카오룽 지역 집값은 1년새 7% 가까이 폭락했다.
한때 중국 본토 주민들은 홍콩 부동산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세빌스는 지난 10년간 중국 부자들이 홍콩 고급 주택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60%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오피스 빌딩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엔 중국 선전의 헝리룽(恒利隆)투자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투자회사가 홍콩 현지업체와 손잡고 홍콩 부동산 개발사 스와이어 프로퍼티스로부터 오피스 빌딩 두채를 19억 달러에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 '빅딜'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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