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이 신용등급이 하락한 현대캐피탈 회사채를 7년여 만에 다시 팔아주기로 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지난 25일 발행한 표면이율 1.613%의 만기 2년6개월짜리 현대캐피탈 무보증사채 1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현대캐피탈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022년 11월 25일 만기로 5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발행에 나섰고 현대차증권이 이 가운데 20%를 맡아 중개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2번째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월 6일에도 현대캐피탈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표면이율 1.535%의 1년6개월짜리 무보증사채를 샀다. 전체 발행금액의 25%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서만 2번째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월 6일에도 현대캐피탈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표면이율 1.535%의 1년6개월짜리 무보증사채를 샀다. 전체 발행금액의 25%에 해당한다.
현대차증권이 현대캐피탈 회사채를 중개해주는 것은 연간 기준으로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현대캐피탈을 둘러싼 여건이 좋지 않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11월 현대캐피탈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캐피탈 장기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낮췄다. 비슷한 시기 한국신용평가도 현대캐피탈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앞서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현대차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회사채 금리가 올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또 신용등급 하향 기조는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기업 자금 조달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아직 신용등급 하방 압력도 여전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올해 3월 현대태피탈의 신용등급을 각각 '부정적 관찰 대상'과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피치는 현대캐피탈의 장기발행자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기도 했다. 모기업인 현대차에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가 우려되는 데다 세계 자동차 산업 침체의 기간이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캐피탈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 민간 채권평가사의 시가평가 금리 대비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정부의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4일 400억원을 채안펀드로 조달한 데 이어 이달 13일에도 채안펀드를 통해 300억원을 조달했다. 현대캐피탈이 채안펀드로 조달한 금리는 각각 1.763%, 1.641%로 민평4사 금리보다 5bp 높았다.
그래도 다행히 여전채 시장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김기명 KB증권 연구원은 "크레딧채권시장의 온기가 신용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꾸준히 확산하는 모습"이라며 "먼저 안정을 찾은 은행채·공사채에 이어 은행계 카드채와 AAA 회사채가 안정을 찾았고 이후 AA- 등급 은행계 캐피탈채도 단기물은 시장 수요가 회복되며 스프레드가 축소세로 전환됐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859억원으로 전년 동기(992억원) 대비 13.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익은 1조570억원과 931억원으로 각각 26.78%, 1.2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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