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구직자 이력서 주요 내용이다. 한 눈에 딱 봐도 고학력에 고연봉자다. 그런데 지원 업종이 '보모(保母)', 즉 가사 도우미다. '연봉 30만 위안(약 5000만원) 보모' 류솽은 순식간에 온라인에서 '류아이(阿姨,이모님)'란 별칭으로 화제가 됐다.
중국 서비스업의 질적 요구 수준이 높아진 데 따른 사회적 변화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학력 인플레다"다, "심각한 실업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그동안 가사 도우미는 특별한 기술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저임금 노동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두 자녀 허용 정책, 인구 고령화 등으로 중국 가정에서 전문적 실력을 갖춘 양질의 가사 도우미 수요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1일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최대 온라인 생활정보 플랫폼 58통청의 ‘중국 가사도우미 시장 고용 소비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성은 중국인이 가사도우미를 고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특히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주링허우(九零後) 세대들이 가사도우미 전문성을 가장 중요시 여겼다. 주링허우 응답자의 74.5%가 가사도우미가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는지를 중요시 여기고, 자격증이 있는 경우 더욱 신뢰한다고 대답한 것.
가사도우미가 담당하는 업무가 단순히 청소, 빨래, 식사준비 이외에 정리수납, 자녀 교육 등 방면으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 가사도우미 수요가 늘면서 연봉도 뛰고 있다. 58퉁청 보고서에 따르면 가사도우미 업종의 평균 월급은 6031위안(약 103만원), 특히 출산도우미의 경우 9699위안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중국 교육부가 발표한 대졸자 임금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자 평균 임금은 4522위안에 불과했다.
중국내 가사도우미 전문 학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재 톈진사범대, 지린농업대, 허베이 공업기술대 등 4년제 대학에 가사도우미 관련 학과가 생겼다.
다만 중국 경기둔화로 인한 고용시장 위축으로 실업난이 가중되면서 고학력 대졸자들이 가사도우미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코로나19 충격 속 고용시장 전망은 암울하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생은 874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제조업 및 서비스업 침체로 농민공 일자리도 많이 사라졌다.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지난 2월 사상 최고치인 6.2%까지 뛰었다가 3월 5.9%로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4월 다시 6%로 올라갔다. 영국 경제분석업체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중국의 올해 실업률이 10%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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