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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부지 두고 깊어지는 갈등...대한항공 노조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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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6-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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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시청광장서 기자회견 열고 서울시 비판

  • "부지 매각은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위한 것"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송현동 부지 자유경쟁 매각 입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은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것이다. 서울시는 공권력을 남용해 민간기업의 사업을 저해하고 있다."

강성수 대한항공 노동조합 정책국장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송현동 부지 자유경쟁 매각 입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강 정책국장은 "회사가 사유재산을 매각해 유휴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은 결국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서울시의 공원화 조성은 기업을 살리고 노동자를 살리려는 정부의 정책과도 반대된다"고 비판했다.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는 3만6642㎡로 서울광장 3배 규모에 달한다. 위치 또한 경복궁 옆에 있어 이른바 '금싸라기 땅'으로 여겨진다. 대한한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이 땅을 매입해 호텔 건립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뒤 공터로 남겼다.

서울시는 이 부지의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서울시의 이런 계획은 땅 주인인 대한항공의 의사와는 배치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올해 안에 최소 50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을 포함한 자구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날 노조는 "서울시는 이 부지를 공원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시세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제시하는가 하면, 그 대금조차 2년에 나눠 지불하겠다고 한다"며 "대한항공 2만여 노동자가 뼈를 깎는 고통으로 생존권을 사수하는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이 발표되며 실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은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의 부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전날 마감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앞서 일부 기업이 투자설명서를 받아 가기는 했지만 정작 마감까지 아무도 매각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예비 입찰 단계인 만큼 LOI를 내지 않아도 본입찰에 응할 수는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본입찰에도 선뜻 나서는 곳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정책국장은 "당초 5~6개 기업이 관심이 있다고 파악했는데, 서울시의 공원화 공원화 조성 계획이 밝혀지며 사업이 안될 것을 우려해 입찰을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노조는 오는 7월 박원순 서울 시장을 만나 노조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조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한국노총과의 연대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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