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문화 개선 우수 한식당 가 봤더니...위생 수저 두고, 덜어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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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20-06-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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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식품부 선정 위생 준수 우수 한식당 4곳...총 100곳 선정

  • 덜어 먹기·개인 수저 쓰기·종사자 마스크 쓰기 3대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손님이 정말 뚝 끊겼어요. 매출은 말할 것도 없고.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정부의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어요. 위생 수저를 포장하고, 카드결제 시 잡은 부분을 살균해 돌려드리는 등 신경을 썼더니 이제 손님들도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서울 강서구에 있는 발산삼계탕 김대원 점장은 코로나19 사태 후 방역과 위생에 집중했다. 식당을 더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발길 돌린 고객을 붙들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 손님이 들어오면 마스크 보관용 비닐을 줘 보관하게 했다. 수저를 살균소독 한 뒤 친환경 개별포장용지에 담았다. 매출이 다시 올랐고, 덩달아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올해 우수 한식당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위생 기준을 잘 지키는 100곳의 우수 한식당을 선정 중이다. 50곳은 외식단체 주관으로, 나머지 50곳은 국민 온라인 추천과 현장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선정된 식당에는 50만원 상당의 손 소독제, 마스크, 체온계 등 방역·위생 물품을 지원한다.

우수 한식당 중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외식업 표준 모델을 만들어 식사문화 개선과 함께 감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발생 후 찌개나 반찬을 여러 사람이 같이 먹거나 떠 먹는 수저를 돌려가며 만지는 행위 등이 감염병을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며 “이 참에 우리의 식사문화를 개선할 계기를 만들고자 지자체, 외식업체, 국민 참여 캠페인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음식 덜어 먹기, 위생적 수저 관리, 종사자 마스크 쓰기를 3대 식사문화 개선 과제로 꼽았다. 우수 한식당을 선도적 모델로 삼아 온라인, 방송 등을 통해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을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식당 한국수는 입구는 물론 각 테이블에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손님에게 일일이 소독된 물통을 1병씩 주고, 숟가락 포장, 개별 마스크 보관용 비닐 등을 준비해 위생 관리에 나섰다.

서울 동작구의 한식당 싸리집도 손님 입장 시 체온측정은 기본이고, 카운터에 칸막이를 둬 결제 시 접촉을 최소화했다.
 

식당에 들어온 손님의 체온 측정 중인 우수 한식당 싸리집[사진=농림축산식품부]

코로나19로 달라진 식당 문화 중 하나가 비대면(언택트) 방식의 판매다.

발산삼계탕의 경우 음식을 포장해 가려는 손님들을 위해 드라이브스루(Drive-Thru) 시스템을 도입했다. 패스트푸드점에 근무했던 김 점장은 손님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 현재 드라이브 스루 판매가 전체 식당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경도락은 이달부터 반조리 형태의 간편식 밀키트(Meal Kit)를 판매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식당을 찾는 손님은 줄어든 반면 배달 주문은 그나마 꾸준했다.

이재식 농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과장은 “우수 한식당에 가면 개인 수저랑 두 벌의 젓가락이 있는데 하나는 개인용, 나머지 하나는 덜기용이다. 각 반찬과 국에는 집게와 국자를 둬 덜어 먹는 모습이 익숙해질 것”이라며 “소개한 4곳처럼 방역과 위생에 충실해 깨끗한 식당이 생겨나고, 처음엔 조금 불편해도 국민이 동참한다면 우리 식사 문화는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덜어 먹기 용도로 앞접시와 집게를 둔 우수 한식당 서경도락[사진=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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