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發 글로벌 생산·교역 위축 금융위기보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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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6-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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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은]

한국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생산·교역 위축 수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1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각국별 봉쇄조치로 글로벌 공급 차질, 구매활동 제한, 통관·물류 지연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글로벌 생산 및 교역 위축 정도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도 악화된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 때보다 교역이 늘어난 중국 및 아세안 국가(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국내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역시 부정적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한은은 “비대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서버수요가 늘어난 일부 긍정요인도 있다”며 “다만, 이동제한 조치로 반도체 수요 비중이 더 큰 휴대폰·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 수요가 줄어든 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회복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각국의 경제활동 봉쇄로 이연된 휴대폰 등의 수요가 늘어나며 수출 회복을 촉진할 거란 분석이다. 그러나 회복시기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코로나19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고정가격이 하락할 경우, 기업들이 구입시기를 늦추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저유가 기조도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이는 중동·러시아 등 산유국의 경기 부진으로 이어져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단 우려다. 아울러 선박·철강 등의 수출 역시 해외 건설 발주 및 송유관 수요 위축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된 점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국내 수출 추세는 글로벌 상품 교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코로나19 전개상황과 미·중 무역갈등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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