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광주고법 형사1부(김태호 황의동 김진환 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A(75)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6일 오후 4시께 전남 영광군 자신의 집 마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B(72)씨를 농기구, 가위 등으로 폭행한 뒤 쓰러진 B씨를 인근 풀숲으로 끌고 가 방치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짧은 시간에 집안 곳곳과 자신의 가족만 사용하던 대나무밭에 흉기와 시신을 유기한 점, 흉기에서 A씨 DNA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A씨의 범행이 맞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고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위로 피해자의 귀 일부를 훼손하고 줄곧 범행을 부인하며 책임을 제삼자에게 떠넘기는 등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또 "범행 직후 사망하지 않은 B씨를 구호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증거를 살펴볼 때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고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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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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