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선언 20주년] 김연철 장관 “평화는 만남으로…묵묵히 갈 길 가겠다” (종합)

김연철 장관,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서 남북 대화 재개 중요성 강조

늦봄 문익환 목사 시비 제막식에선 "비바람에도 묵묵히 가야할 길 가겠다"

북한의 군사행동 예고로 한반도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황에서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장관은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해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개최된 늦봄 문익환 시비 제막식에 참석해 “비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가야할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제막식 축사에서 “남북 관계의 정체가 해를 넘기고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문익환 목사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뒤바꾸는 일이라구 하늘을 땅으로 땅을 하늘로 뒤엎는 일이라구”라고 문익환 목사의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 한 구절을 읊으며 가야할 길을 가겠다고 했다.

북한의 대적(對敵)사업 전환과 군사행동 예고에도 독자적인 남북협력사업 등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오늘,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시비가 도라산역에 세워지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2007년 이미 한 차례 고인의 시비를 도라산역에 건립하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고인께서 신학과 사상을 연마해 후학을 기르치셨던 한신대 교정으로 장소를 옮겨 이뤄졌다”며 제막식 개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김 장관은 “13년이 지난 오늘, 마침내 이곳에 세워진 시비를 보니 도라산역 매표소 앞에 서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외치는 목사님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라고도 했다.

통일운동가이자 목사 시인이었던 늦봄 문익환은 1989년 통일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다는 당시 진보 기독교인들의 인식에 따라 방북했다. 그는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을 면담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부 제공]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실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 참석해 ‘6·15 정신’으로 남북 관계의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념식 축사에서 “6·15 선언은 변함없는 남북 관계의 나침반”이라며 “평화는 만남을 통해 더 공고해질 수 있다”며 남북 간 대화 재개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남북 관계 역사에는 수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었다.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6·15 정신은 사대가 아니라 자주, 대결이 아니라 평화, 분단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남북 관계 위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반드시 새겨야 할 원칙이 ‘6·15 정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최근 이어진 북한의 대남 비난과 군사행동 예고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 통일 여정의 시작점이었던 ‘6·15 정신’을 기반의 대화, 협력 등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