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통큰 결단이 ‘잭팟’...바이오, SK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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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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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화상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견지명이 바이오사업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SK팜테코가 미국 정부에서 발주한 최대 1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관련 필수 의약품 사업 공급처로 선정된 데 이어 SK바이오팜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재계는 이를 통해 SK그룹의 바이오 부문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팜테코, SK바이오사이언스 등 SK그룹 내 바이오 기업의 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 늘어난 1759억253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바이오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데다 SK팜테코의 자회사인 앰팩(AMPAC)이 지난해 합병되면서 올해 매출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바이오부문 매출이 1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최 회장의 뚝심과 혜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K그룹의 바이오사업은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대덕연구원에 관련 팀을 꾸리면서 시작됐다. 1998년 최 회장이 유지를 이어받았다. 바이오사업은 신약이 하나라도 나오면 고부가·고성장이 확실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자체개발 신약 하나 없던 터라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최 회장은 2011년 SK바이오팜을 설립해 신약 개발에 과감히 뛰어든다. 이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 신약을 승인받아 지난 11일부터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에 이르는 신약 개발 전 단계를 미국에서 성공했다.

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지 기업에 위탁 판매를 맡기지 않고 직접 영업망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한국 제약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7월 초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에 성공하면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필수 의약품 원료 공급 사업을 따낸 쾌거는 꾸준한 선제 투자의 결과다. SK(주)의 자회사 SK팜테코는 미국 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발주한 필수 의약품 확보 사업의 핵심 공급처로 선정됐다. 총 사업 규모는 최대 1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SK팜테코의 전체 매출(4094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SK는 2017년과 2018년 아일랜드 공장과 앰팩을 1700억원, 8000억원가량에 각각 사들여 유럽, 한국에 원료의약품 생산법인(CMO)을 보유하고 있다. SK팜테코는 한국(32만ℓ) 아일랜드(10만ℓ) 미국(59만ℓ)에서 총 101만ℓ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면서 SK 내 제약·바이오 사업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최 회장은 2002년 독자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 내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2030년 이후엔 바이오를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밝힌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바이오‧제약 사업의 성과는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난 장기적인 전략에서 나온 결과”라면서 “그룹 핵심 역량 사업으로 삼아 지속적인 투자로 시장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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