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 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 민홍철 국방위원장, 이학영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장,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해당 6개 상임위에 통합당 의원들을 임의로 배치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간 이견으로 원 구성이 지연되자 친정인 여당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박 의장은 "지난 일주일 동안 본회의를 두 차례 연기하면서까지 협상을 촉구했고 제자신도 깊은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이 길이 국민과 국익을 위한 길이라면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야당인 통합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민주당은 176석 의석으로 독자적으로 패스트트랙을 하고 법안을 다 의결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제1야당이 맡아왔고, 국회의장이 아닌 당이 맡아온 법사위를 왜 끝까지 가져가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로서 우리 국회가 없어지고 1당 독재가 시작된 날"이라면서 "왜 역사에 없는 일을 하려고 하시느냐, 세월이 지나서 여러분이 크게 잘못됐을 때 그 출발점은 오늘이 될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21대 국회는 시작부터 파행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12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도 통합당은 남은 상임위원장 마저 가져가란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제1야당이 맡았던 법사위를 못 지키고 우리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못 막은 것을 책임지고 사퇴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의원들이 만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주 원내대표는 강경한 입장이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은 재신임을 했지만 주 원내대표가 사의를 거두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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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린 15일 항의 구호를 외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 사이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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