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과세, 기타소득세 아닌 양도소득세에 무게

액상 전자담배, 세금 인상 추진...일반 담배와의 과세 형평성 고려

정부가 가상화폐 양도 차익에 기타소득세가 아닌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또 일반 담배에 비해 절반 넘게 낮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금을 정상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말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 가상화폐 과세 방안 및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을 적정한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는다.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기타소득세 대신 양도소득세를 물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도소득세는 주식을 거래할 때 얻은 차익에 세금 20%를 부과하는 개념이다. 가상화폐의 경우 과세 인프라 부족으로 이 차익을 계산하기 어려웠다. 양도소득세 대신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자는 의견이 나온 이유다. 가상화폐를 통해 번 돈을 로또 당첨금과 비슷한 성격의 일시적인 기타소득으로 하면 과세와 징수가 편하다.

지난 3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자의 거래 내역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거래 내역에 근거해 세금을 물리는 게 가능해졌다. 

가상화폐 과세 방안을 검토하는 담당 조직이 양도·증여세를 총괄하는 과에서 근로·사업·기타소득세를 다루는 조직으로 바뀌면서 양도소득세로 과세할 것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업계는 기타소득세보다는 양도소득세로 과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차익에 세금이 붙는 양도소득세와 달리 기타소득세는 가상화폐를 통해 번 소득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에 세율 20%를 적용한다. 세율 자체는 양도소득세와 같지만, 기타소득세는 손해를 봤을 때도 세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해 손해를 봤다는 서류를 제출해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지만 이는 오롯이 투자자의 몫이다.  

아울러 세법 개정안에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금을 일반 담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내용도 담긴다. 조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현재 전자담배 액상(0.7mL)에 붙는 세금은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1261원이다. 20개비 기준 일반 담배(2914원)보다 절반 이상 낮다.   

관련 연구용역을 맡은 김홍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액상형 전자담배(0.7mL)가 일반 담배 한 갑과 동일한 흡연 효과를 낸다면 세금도 같은 수준에서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달 말 제출할 예정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부가가치세까지 모두 포함할 경우 일반 담배와 같은 3323원으로 올라야 한다.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건강증진기금, 폐기물부담금 등이 2914원, 부가가치세가 409원이다.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