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유동성, 부메랑 되나] 코로나19에 무역전쟁까지… 출구전략 시기마저 예측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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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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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동성 회수 등 출구전략, 유로존 혼란에서 반면교사

  • 금리인하 기조 유지하는 미 연준...회복 빠른 한국 상황 가늠 어려워

"시중에 풀린 자금을 언제 회수해야 할까." 

코로나19 사태로 시들어가는 한국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일단 대규모 자금이 시장에 투입됐다. 다만, 자금의 자산 투자 흡수 등 유동성 부작용에 이제는 자금을 회수해야 할 타이밍을 찾는 등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제로 금리로 떨어진 기준금리를 인상할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더라도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경기 부양책을 언제까지 끌고 나가야 할지, 세출 구조조정이나 세수증대 방안을 언제 내놔야 할지는 정책 당국도 예측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은 어려워도 출구전략을 세워놔야 한다는 데 정책당국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과거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출구전략의 시기는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09년 8월 시중자금 회수에 착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로존의 경기가 회복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사실상 출구전략을 진행한 것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인 2010년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국가의 재정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로존은 재정위기의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적절한 시점이 되면 한시적으로 완화했던 규제 유연화 방안에 대해 연장·보완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며 금융회사들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은 위원장은 "회수를 해야 할 때 금융규제를 완화해준 부분도 원상 복귀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며 "규제 완화해 주겠다고 해놓고 다시 복구한다고 말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는 감염병 위기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변수가 중첩되면서 출구전략 시점을 잡는 게 더 어려워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4일 세계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 등 팬데믹 관련 위험뿐만 아니라 미·중 간 긴장 고조, OPEC(석유수출국기구)+국가 간 갈등도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미국 정부는 록다운(이동제한)으로 실업자가 치솟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 직면하자 경제활동을 재개했다. 그러자 바로 일일 확진자 수가 4만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위기가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인종갈등으로 인한 사회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결정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처럼, 인상 때도 미국의 움직임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미 2022년 말까지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보다 한국의 회복 속도가 현저하게 빠를 경우다. 저금리 상황은 자산가격의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IMF가 전망한 한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은 -2.1%다. 역성장을 예측했지만, 성장률 전망치가 공개된 30개국 가운데서는 가장 양호한 수준이다. 선진국 중 유일하게 2021년 말이면 코로나19 이전 GDP 수준으로 회복할 것을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예측치와 비교하면 10%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는 듯하다가 반전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경기 하방 압력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 인하한 금리를 다시 올리는 시점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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