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휘발유 대신 전기'…빈패스트, 전기 오토바이 시장 정조준

  • 하노이 휘발유 오토바이 금지 정책 발표 직후, 빈패스트 교환 캠페인 흥행…시장 판도 변화 예고

베트남 빈그룹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가 개최한 휘발유를 전기로 교환 행사 현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빈그룹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가 개최한 '휘발유를 전기로 교환' 행사 현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내연기관 오토바이 운행 제한 발표 이후, 베트남 대표 대기업 빈그룹의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가 진행한 ‘휘발유 대신 전기’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으며 전기 오토바이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하노이 타인쑤언공원에서 열린 ‘휘발유 대신 전기 – 빈패스트와 함께 만드는 녹색 미래’ 캠페인이 베트남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행사는 빈패스트가 시민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매입하고 전기 오토바이의 보상 판매를 실시한 대규모 캠페인으로, 이틀간 수천 명의 시민이 몰리며 현장에서 수백 건의 실거래가 이뤄졌다.

오토바이 택시 플랫폼에서 일하는 마이반땀 씨는 행사 첫날 자신의 휘발유 오토바이를 약 1000만동(약 53만 원)에 빈패스트에 매각하고, 빈패스트의 새 전기 오토바이 '벤토 네오'를 약 3200만동에 구매했다. 그는 “한 달 유류비와 정비 비용으로 280만동 이상이 들었는데, 전기 오토바이는 운영 비용이 훨씬 낮고 정비도 간편하다”며 “구입 보조금도 있어 이번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하노이의 정책 발표와 맞물리며 주목을 받았다. 앞서 하노이는 2026년 7월부터 도심(1번 순환도로 지역) 내 휘발유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하며 각종 지원책도 함께 마련 중이다. 즈엉득뚜언 하노이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전기 오토바이 전환 시 1대당 최대 500만동을 지원하고, 등록세 및 번호판 수수료도 2030년까지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빈패스트의 캠페인은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 83%를 차지하고 있는 혼다 베트남 역시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사야카 하토리 혼다 베트남 대표는 최근 “기존 내연기관 모델 외에도 아이콘e, 큐브e 등 신규 전기 오토바이 2종을 출시했고, 2026~2030년까지 5종의 전기 오토바이 라인업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자동차·오토바이 전문가 테닷은 “전통적인 오토바이 유통사는 남은 내연기관 차량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가격 인하 공세에 나설 것이고, 반대로 전기 오토바이 유통망은 점점 공격적인 확장을 꾀할 것”이라며 “특히 대도시에서 전기차 정책이 강화되며 빈패스트의 주도권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환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하노이 도심은 주로 오래된 아파트나 ‘튜브하우스(인접 주택)’ 형태의 협소한 주거지가 많은데, 이 때문에 개인 충전기를 설치하는 데 물리적 제약이 크다. 이에 공공 충전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기 오토바이의 가격 역시 많은 시민들에게는 부담이다. 현재 빈패스트 '벤토 네오'의 가격은 약 3200만동으로, 정부와 기업이 지원하는 300만~500만동 수준의 보조금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거나 배달업 등에 종사하는 서민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기회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 기술, 충전 인프라 솔루션에서 앞서 있는 한국 기업들이 전기 오토바이 관련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충전소 구축 및 운영, 고속 충전 모듈, 이동형 충전기 등은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다. 테닷 전문가는 “앞으로 2026년 7월을 전후해 휘발유 오토바이의 본격적인 중고 처분이 대거 진행될 것”이라며 “이는 전기 오토바이 판매뿐만 아니라 중고차 처리, 폐차·재활용 분야에서도 신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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