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금감원, 또 도덕성 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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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7-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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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등 최근 펀드 사태에 대한 지적보다도 차명거래 주식 투자나 채용비리 등 다른 도덕적인 문제가 드러날 경우 수습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금융부 김형석 기자]


기자와 만난 금융감독원 한 직원은 최근 감사원 감사를 두고 이같이 토로했다. 이번 감사는 DLF와 라임,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에 이르기까지 펀드 관련 금융사기에 대한 금감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주 목적이다.

하지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감사를 통해 감독기관으로서의 '도덕성 실추'라는 논란이 일까봐 염려하고 있다. 펀드와 관련한 감독 부실보다도 새로운 비리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임펀드 사태 역시 금감원의 도덕성 문제를 여실히 보여줬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던 금감원 김모 팀장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친구이자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과 향응 등 36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팀장은 그 대가로 라임자산운용 검사와 관련한 금감원 내부 문건을 김 회장에게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기관의 권한을 활용해 개인의 이득을 얻은 것이다.

금감원의 도덕성 실추 사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감사원은 2017년 금감원의 감사를 진행했다. 당시 금감원의 채용 비리 혐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전직 국회의원 아들인 임모씨를 변호사로 불법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금감원 임원은 임씨의 채용을 위해 평가 항목을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사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감사원이 밝힌 금감원의 도덕적 문제는 채용비리뿐만이 아니었다. 차명으로 주식투자를 한 금감원 직원들이 대거 적발된 것이다. 감사원은 당시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한 금감원 임직원 28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금융사의 검사와 감독을 위해 기업정보를 파악한 금감원이 이를 활용해 주식투자를 한 셈이다.

여기에 금감원 내부에서 횡령·금품수수 사건에 연루돼 징계를 받은 임직원이 39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이 적발된 직원도 나왔다.

결국 금감원은 감사원 감사 후 민간 전문가들 위주로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채용비리 근절 대책뿐만 아니라 검사와 인허가, 조사, 감리, 등록, 심사 업무 담당자도 기획 단계부터 종료 단계까지 직무 관련자와의 사적 접촉을 금지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한 지 3년이 채 넘지 않았다. 청와대 감사에서 감사원 감사까지 잇따른 감사는 금감원의 감독·검사 업무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선행돼야 할 부분은 감독기관의 도덕성이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내부 쇄신을 하겠다는 2017년 말 금감원의 발표가 구호에 그친 것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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