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후발주자 SK, 최태원 히든카드는 ‘차세대 신기술·주유소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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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7-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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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튬-메탈 배터리·전력반도체·차세대 경량 소재 등 주목

  • 국내 1위 점유율 3100여개 SK주유소, 전기차 충전인프라로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차별화된 신기술과 주유소 인프라를 통해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7일 SK그룹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은 이날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공장을 방문한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만났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췄다.

양사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이끌어온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참석해 양사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와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신기술 세 가지가 주목받았다. 우선 리튬-메탈 배터리는 주행거리 확대 및 자동차 경량화에 따른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기술이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인 흑연 또는 실리콘을 리튬 매탈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1000wh/L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기술로 꼽힌다.

다음으로 전력반도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대표 품목 중 하나로, 최소한의 전력으로 배터리 구동시간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다. 하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하다. 이에 SK그룹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력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경량 소재는 금속소재를 대체하는 동시에 기존 플라스틱 소재보다 재활용이 쉬운 플라스틱 복합소재로, 전기차 전체 무게를 줄이는 데 핵심적이다. 자동차 내장재나 배터리팩에 차세대 경량 소재가 사용되면,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고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또한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이 현재 보유한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 활용방안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GS칼텍스와 함께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만약 SK이노베이션과 협력이 현실화 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주유소 인프라를 현대차가 활용할 수 있다. 6월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국 3100여개의 주유소를 운영, 업계 점유율 1위다.

이미 양사의 배터리 협업은 활발하다. 현대차가 생산하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적용되고 있다. 또한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도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됐다. E-GMP에 탑재될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이 결합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19일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에서 현장 직원들과 함께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2019.4.21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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