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종부세 올려도 방법 다 있어...세입자 전가 등 편법 공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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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윤지은, 김재환 기자
입력 2020-07-1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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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득세율 인상은 충격과 공포...추격매수 어려울 것"

"종부세율이 부담스럽긴 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꽁꽁 묶여 있어 어차피 팔지를 못합니다. 매물 나오는 건 한정적일 거라고 봐요. 취득세율 인상은 상당해서 신규 진입은 많이 힘들어지겠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인근 G공인 대표)

"양도세 중과를 내년까지 면제해준다고 했지만, 보유세 인상분보다 양도세가 더 큰 데다 보유세는 세입자에 전가할 수도 있다보니 집주인들은 팔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전경[사진 = 박기람 기자]

7·10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찾은 서울 강남권 부동산시장은 집주인들의 불만 섞인 상담전화를 받는 중개업자들로 웅성거렸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나 3주택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율이 크게 올라간 때문이다. 일선 중개업자와 세무 전문가들은 "불만은 표출해도 물건을 내놓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고 6% 수준의 종부세는 시가가 100억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주택에나 해당하는 이야기인 데다, 공동명의·세입자에 부담 전가 등 종부세 절세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옵션이 적지 않아서다.

세 부담으로 매물을 출회하는 집주인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취득세율이 예상보다 크게 올라 다주택자의 추격 매수세는 다소 사그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인근 G공인 대표는 "다주택자 기준으로 세율이 기존 1.8%에서 3.6%까지 올랐으니 두 배가 된 것"이라며 "부담이 적지 않겠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만큼 매매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거주하지 않는 경우 세입자 만기 3개월 전부터 허가신청이 가능하지 않나. 만기가 6개월~1년 정도 남은 분들은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사려는 사람 역시 많지 않을 것이다. 일시적 1가구2주택자에 대해선 기존 취득세율을 적용하겠다든지 얘기도 없는 상황"이라며 "무주택자는 대치동에 진입할 자금여력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2주택자의 경우 8%, 3주택자 이상이나 법인의 경우 12%의 취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1주택자가 은마 전용 84㎡를 21억5000만원(직전 실거래가)에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취득세만 1억72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대치동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구 삼성동도 마찬가지다.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인근 N중개업소 관계자는 "팔고 싶어도 팔 수 없어서 물건이 거의 들어간 상황"이라며 "전용 122㎡(43평)짜리 실입주 가능 매물이 28억원에 나와 있는 게 전부"라고 했다.

롯데캐슬프레미어 전용 122㎡는 지난달 17일 27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말 12월 1일에는 24억5000만원, 재작년 말 12월 20일에는 20억원에 팔렸던 평형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인근 인근 백마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보유세가 아무리 올랐다 한들 양도세보다 심하지 않다. 법인으로 가지고 있는 분들도 버티겠다 말할 정도"라며 "지난 6월까지 양도세 중과 면제 때도 거의 팔지 않았다. 이때 판 사람이 후회하는 것도 봤다"고 했다.

이어 "조세를 세입자에 전가하는 것은 흔한 방법"이라며 "전셋값을 1억~2억원 올리거나 월세를 높여받으면 보유세를 낼 수 있는데 누가 팔겠나. 전셋값을 올려도 전세수요는 차고 넘친다"고 첨언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역시도 같은 지점을 지적했다. 그는 "양도세 중과를 내년까지 면제해준다고 했지만 보유세 인상분보다 양도세가 더 커서 집주인들은 팔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양도세는 자력으로 부담해야 하는 반면 보유세는 세입자에 전가할 수 있으므로 버티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2주택자 이상일 경우 지분 분할처럼 획기적으로 세금을 절약할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집값 오름세가 매서운데 종부세를 두려워하겠느냔 지적도 따랐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인근 부동산맥공인 관계자는 "6·17대책 이후에도 호가가 2억~3억원 뛰었고 실거래가도 직전보다 억단위가 올랐다"며 "종부세 부담이 커지긴 했지만 물건이 지금보다 더 나올 것 같냐는 물음엔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도곡렉슬 43평형(전용 115~121㎡)은 지난달 26일 31억원에 팔렸다. 지난달 초에 동일 평형이 2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인근 J공인 관계자도 "이번 대책으로 세수 더 걷히는 것 말고 어떤 실익이 있을까 싶다"며 "세금을 내도 집값 상승률이 훨씬 높으니까 가져가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파크리오는 인근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반사효과를 입은 아파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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