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경영권 분쟁설이 재점화됐다. 최근 사옥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1.48% 추가 매집하면서 다시 적대적 인수·합병(M&A)설이 불거진 것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전거래일 대비 305원(10.78%) 오른 31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급등은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의 지분을 추가로 매집하면서 경영권 다툼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유진투자증권은 세종텔레콤(주)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을 5.75%에서 7.23%로 변동했다고 공시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4월 23일 주식 557만주를 장내 매수해 5.75%의 지분을 확보해 유진투자증권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지난달 143만주(1.48%)의 지분을 더 산 것을 이날 공시한 것이다. 세종텔레콤은 이번 지분 추가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종텔레콤의 경영권 개입이나 적대적 M&A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5월 말 세종텔레콤은 상일동 사옥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약 7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첨단업무지구에 위치한 이 사옥은 2013년 8월 세종텔레콤이 연면적 3424㎡ 부지에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로 준공한 건물이다. 세종텔레콤 외에 삼성엔지니어링, SK텔레콤 등 대형 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주변에 업무지구가 많아 알짜로 평가되는 건물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세종텔레콤이 최근 사옥을 정리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투자처는 알 수 없으나 굳이 위치도 좋고 오래되지도 않은 건물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 의아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옥 매각뿐만 아니라 최근 고정자산들을 매각해 자금을 유동화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세종텔레콤의 지분이 유진투자증권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다만 세종텔레콤이 추가로 유진의 지분을 매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옥을 정리한 것도 이례적이고, 아직은 위협적인 지분은 아니라고 해도 지분 확대속도가 빠르다고 본다"며 "워낙 대주주의 지분이 많은 곳은 아니라서 계속 이런 이슈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1분기도 흑자를 기록했고, 자기자본이익(ROE)이 5%는 되는 탄탄한 회사라 투자가치도 충분해 이런 이야기가 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말 기준 유진투자증권 최대 주주는 유진기업(27.25%)이고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9.03%이다. 2대 주주인 세종텔레콤의 지분은 7.29%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적대적 M&A를 위한 지분 매입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분 매입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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