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예정된 수출 무역 상담회는 잇달아 취소되거나 하반기로 미뤄졌다. 당장 1분기에만 수출 계약이 반토막 난 기업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수출기업의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화상 수출 상담’이다.
16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수출 길이 막힌 기업을 위해 마련한 수출 화상 상담 건수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화상 상담 건수가 1만298건을 기록한 것이다.
코트라는 당초 화상 상담을 3개월 내 1000건을 넘기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보다 10배가 넘는 성과를 내 잔뜩 고무됐다. 화상 상담을 본격 추진한 2월 중순부터 상담 건수는 하루 평균 106건을 기록했고, 국내 4108개 기업이 참가해 평균 2.5건씩 상담했다.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화상 상담회에 참여한 해외 바이어는 모두 4745개사로, 중국을 비롯해 서남아·동남아·대양주 등 지역을 불문했다. 이들 지역의 상담비율이 약 50%지만 최근에는 북미·유럽시장 참가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코트라는 설명했다.
업종도 불문이다.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등 소비재 분야가 54.2%로 비중이 가장 컸고 자동차부품, 기계부품, 전기전자 등 중간재 분야 상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화상상담을 통한 수출 계약 건수와 금액은 각각 147건, 5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K-방역 브랜드를 활용한 진단 의료기기·위생용품 분야가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자가격리, 재택근무가 늘면서 기능성 화장품, 간편식 등 홈코노미 분야 소비재 계약이 54건이었다. 인도 뉴델리무역관이 지원한 H사는 3년간 200만달러 규모 도로 가드레일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 3일 폐막한 세계 최초·국내 최대 수소모빌리티 전시회인 ‘제1회 수소모빌리티+쇼’에서도 화상 상담 만으로 2240만달러(약 270억원)의 수출 상담 성과를 냈다. 대표 기업은 일진복합소재, 엔케이에테르 등 22개사로, 이들은 해외 바이어와의 온라인 화상 상담에 참여해 42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이들의 누적 수출상담액은 270억원, 계약추진액은 6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해외 박람회와 출장 등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 수출 화상 상담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그동안 화상 상담 기회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 이제는 사후관리를 통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라며 “긴급 수출바우처를 통한 샘플배송 지원,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 구매정책 웹세미나, 바이코리아 내 온라인전시회 등 다양한 비대면 사업을 화상상담과 연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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