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들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해외에서는 ‘K-푸드’가 인기몰이를 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도 추석 특수와 가정간편식(HMR) 소비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한 5조9209억원, 영업이익은 119.5% 늘어난 384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식품·바이오 등 전사 해외 사업이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식품사업 매출은 2조1910억원으로 12.1% 성장했다. 해외 매출은 26% 성장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높은 인수 금액으로 ‘승자의 저주’로 불렸던 슈완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미국 냉동식품 2위 기업인 슈완스컴퍼니를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2분기 미국 슈완스 매출은 7228억원으로 CJ제일제당 글로벌 식품사업 매출의 68%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집밥’ 트렌드 확대로 HMR 판매가 늘며 외식 감소에 따른 매출 축소를 상쇄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둔 혁신성장에 주력한 결과, 글로벌 위기 상황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이 투자를 집중했던 HMR 및 해외 확장 등이 빛을 발하는 실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하반기는 긍정적인 외부 환경요인이 정상화되며 구조적인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이익 레벨은 기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올 2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리온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8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7.3% 증가한 5151억원이다. 순이익은 78.3% 늘어난 657억원이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눈에 띄게 성장하며 1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중국 54.1%, 베트남 106.5%, 러시아 105.4% 급증했다. 한국 법인 영업이익도 19.6% 증가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간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스낵 시장 점유율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국내 및 베트남, 러시아 법인도 신제품 출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하반기에 신제품 출시와 음료, 간편대용식 등 신성장동력인 신규 사업의 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산업과 동원F&B도 호실적을 거뒀다. 동원산업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4% 늘었다.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덕택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부터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3분기에도 세계적으로 내식 수요 증가가 계속되며 매출 증가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동원F&B도 16.1% 증가한 16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HMR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고, 샘물과 펫푸드, 음료 등이 8~9% 증가하며 전체 성장에 힘을 보탰다. 손효주 연구원은 “가공식품 수요 증가 측면에서 동원 F&B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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