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 비를 기다린다(北京等雨来)."
지난 12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 하루종일 올라와 있었던 말이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앞서 베이징 기상당국은 11일 오후 8시에서 12일 오후 8시 사이에 올 들어 가장 강력한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12일 베이징엔 폭우 주황색 예비 경보, 번개 황색 예비 경보, 강풍 남색 예비 경보, 홍수 남색 예비 경보 등 각종 예비 경보가 내려졌다. 이화원, 톈탄공원 등 시내 주요 공원, 관광지 100여곳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베이징 국제공항 2곳의 항공편 300여대가 무더기 결항됐고 100여개 버스 노선 운행도 중단됐다. 베이징 주요 기차역에는 1200여명의 비상인력이 동원됐다. 홍수에 대비해 3000여개 모래주머니를 쌓고 비상 모래주머니 1만여개를 비축했다. 각 상점과 가게도 입구마다 모래주머니를 쌓아올리고 배수 작업 등을 점검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하지만 이날 정오가 지났는데도 예상했던 폭우는 쏟아지지 않았다. 웨이보 실검엔 "베이징이 비를 기다린다"는 검색어가 하루종일 올랐다. 일부 누리꾼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느라 비가 늦게 오나 보다"며 빗나간 일기예보를 풍자하기도 했다.
결국 폭우는 이날 저녁 7시 넘어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베이징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새 번개와 벼락, 강풍을 동반한 강력한 폭우가 쏟아졌다. 13일 새벽 5시까지 베이징 하이뎬, 펑타이, 스징산, 창핑 등 지역 강우량은 100㎜를 넘었다. 중국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는 13일 사평에서 "10번을 방비해 9번 예상이 빗나가더라도, 만일의 사태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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