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5번째 액면분할] ②주가 오른다는데 버핏은 반대·아마존도 글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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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8-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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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식 액면분할을 모든 투자자들이 반기는 건 아니다. 높은 주가가 장기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단기 투자자들의 유입을 막을 수 있어 주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파인브릿지의 마이클 켈리 멀티자산 부문 총괄은 "액면분할은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사실 주가를 크게 염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대형 뮤추얼 펀드, 헤지 펀드,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은 액면 그대로의 주가보다 기업들의 기대 실적과 성장 잠재력 등 펀더멘털에 더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또 기관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에 아무 변화를 주지 않는데도 주식 수 증가로 인해 거래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액면분할을 반기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에도 소액으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굳이 액면분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트레이딩 플랫폼으로 떠오른 로빈후드 등은 주식 1주 가운데 일부만 살 수 있는 이른바 '조각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미국 대표 IT공룡들의 주가를 쫓는 저렴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앨리인베스트의 린제이 벨 수석 투자전략가는 "요즘에는 투자자들이 주식 1주를 통째로 사지 않고도 해당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이 많다"며 "고가의 주식은 명예로운 훈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가가 높음에도 액면분할을 하지 않는 건 기업의 건재함과 자신감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도 액면분할을 반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이 가진 내재 가치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액면분할 같은 휘발성 높은 호재를 노리고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버크셔해서웨이A주는 1962년 버핏이 버크셔 주식을 주당 7.50달러에 처음 매수한 뒤 지금까지 430만% 가까이 올랐지만 한 번도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32만2301달러다. 우리 돈으로 3억8170만원이 넘는다. 다만 2010년 철도회사 버링턴노던산타페를 인수하면서 버크셔B주를 1주당 50개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한 적은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 역시 액면분할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추세다. 아마존의 경우 1999년에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액면분할을 한 뒤 주가가 3000달러를 넘도록 액면분할을 하지 않고 있다.

노스캐롤라니아 주립대학의 윌리엄 웰드 금융학 교수는 닷컴버블 붕괴 당시 액면분할을 했다가 주가 폭락 후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액면병합을 단행해야 했던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후 기업들의 액면분할은 크게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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