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픽게임즈 앱스토어계정 정지…"고객을 싸움에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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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08-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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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트나이트·인피니티블레이드 앱스토어서 사라져…재설치 불가

  • 애플 "에픽게임즈, 수차례 가이드라인 위반…함께 일할 수 없다"

  • 에픽게임즈 "애플이 플레이어 가격할인혜택 막아…법적조치 중"

애플이 법적 분쟁 중인 에픽게임즈의 앱스토어 개발자 계정을 정지시켰다. 맥·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들이 더 이상 포트나이트나 인피니티블레이드 시리즈같은 에픽게임즈 제작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다시 내려받을 수 없게 됐다.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게임 이용자들을 싸움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IT미디어 더 버지, 애플인사이더 등은 28일(현지시간)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앱스토어 계정을 공식적으로 '정지시켰다(terminated)'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에픽게임즈가 제작한 게임 '포트나이트'의 앱 내 결제 기능을 놓고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내려진 조치다.
 

24일 서울 강남 애플 가로수길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에픽게임즈의 앱스토어 계정이 정지됨에 따라 애플 앱스토어에서 에픽게임즈가 개발해 출시한 모든 게임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인기있는 부분 유료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신규 사용자가 찾아 즐기거나 이를 삭제한 기존 사용자가 다시 설치할 수 없고, 과거 유료 판매된 인피니티블레이드 시리즈의 구매자도 이를 다시 내려받을 수 없는 상태다. 과거 이미 설치한 게임을 삭제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계속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향후 다른 플랫폼에 선보일 신규 콘텐츠를 제공받지 못하는 제약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시즌4 업데이트'가 애플 기기 사용자들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 정지 조치가 에픽게임즈의 잘못된 행동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인용된 애플 측 영어 발표 내용을 한국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앱스토어에서 에픽게임즈의 계정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점에 실망한다. 우리는 에픽게임즈의 팀과 그들의 (게임) 발표 및 배포에 수년동안 함께 협력해 왔다. 법원은 에픽이 (애플을 고소한)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그들이 이런 상황을 만들기까지 지난 10년간 지켜 온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권고했다. 에픽은 거부했다. 대신 그들은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게끔 디자인된 업데이트를 반복적으로 제출했다. 이는 앱스토어의 다른 모든 개발자들에게 공평하지 않으며 그들의 싸움 한복판에 고객들을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다시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불가능하다."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앱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앱은 앱스토어에 등록되기 위해 애플의 검수를 통과해야 한다. 애플은 앱 개발자 대상 가이드에서 검수를 통과하기 위해 준수해야 할 대략적인 규정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에 게임 업데이트 버전을 제출하면서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빼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려 했는데, 애플은 이게 앱스토어 규정에 위배돼 제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규정에는 앱스토어에 등록되는 앱이 앱 내 결제 기능을 포함할 경우 그게 애플의 결제 시스템으로 구현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같은 이유로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앱스토어 계정 정지에 앞서 에픽게임즈가 제출한 포트나이트 업데이트 버전 등록을 거부해 왔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27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당시 애플과의 분쟁 상황을 밝히면서 애플이 결제금액 수수료 30%를 떼는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업데이트하거나 설치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이와 동시에 애플은 우리가 애플 기기용 포트나이트를 개발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그 결과 '포트나이트 챕터2 시즌4 업데이트가 iOS와 맥OS 기기에 출시될 수 없게 됐다. 에픽은 모바일 마켓플레이스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막는 애플의 규제를 풀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 …(중략)… 애플은 포트나이트와 같은 앱에서 플레이어가 결제한 금액의 30%를 징수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으며, 포트나이트를 차단하여 에픽에서 제공하는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누릴 수 있는 가격 할인 혜택을 막고 있다."

앞서 애플은 자사 플랫폼에서 포트나이트와 함께 에픽게임즈의 3D게임 제작 도구인 '언리얼 엔진'을 배포하는 것도 막으려 했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을 개발하고 배포하기 위해 별도의 앱스토어 개발자 계정을 갖고 있는데, 애플은 이 계정도 함께 폐쇄하려고 했다. 그런데 언리얼 엔진은 에픽게임즈뿐아니라 다른 수많은 게임제작사와 개인 게임개발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법원은 앞서 앱스토어에서 내려간 포트나이트 게임을 복원시키려는 에픽게임즈의 '임시제한명령(temporary restraining order)'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지난 24일 애플의 언리얼 엔진 관련 계정 정지를 금지했다.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 웹사이트에서 에픽게임즈 개발자 계정을 검색할 때 빈 웹페이지가 나타나고, 앱스토어에 포트나이트 게임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더 버지는 "현재까지는 포트나이트와 인피니티블레이드를 비롯한 에픽게임즈의 앱을 설치해 둔 사용자의 가족공유계정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사용자들이 여전히 iOS 기기에 이들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다"며 "아이클라우드 계정의 구매 항목을 통해 애플이 강제로 제거한 포트나이트와 에픽이 제거한 인피니티블레이드를 재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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