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3거래일 동안 이어진 미국 뉴욕증시 기술주 폭락에 일본 소프트뱅크도 날벼락을 맞았다. 소프트뱅크가 미국 기술주 콜옵션 매수로 나스닥 급등을 부추긴 '나스닥 고래'였다는 사실이 들통난 뒤 7일부터 9일까지 소프트뱅크 주가는 10% 넘게 주저앉았다. 이 기간 날아간 시가총액은 120억달러(약 14조2524억원)가 넘는다.
9일 나스닥 내림세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소프트뱅크 주가도 10일 2.2% 반등했으나 나스닥 움직임에 따라 소프트뱅크 주가가 요동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아마존, 알파벳, 어도비, 넷플릭스 등 미국 주요 기술주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어치 사들였고 관련 파생상품인 콜옵션에도 4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콜옵션 베팅에 따른 손실 위험은 3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기술주가 미끄러지면 소프트뱅크가 손실을 볼 위험도 커진다는 얘기다.
특히 콜옵션 투자 소식이 나온 뒤 소프트뱅크 주주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신킨자산운용의 후지와라 나오키 펀드매니저는 "이런 전략(콜옵션 투자)이 소프트뱅크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기관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소프트뱅크가 투기성 거래로 다시 큰 손실을 떠안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에서는 거품 논란과 옵션 시장 과열로 높아진 증시 변동성이 겹치면서 지난 3일부터 일부 기술주에서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은 사흘 새 10% 넘게 미끄러졌다. 나스닥은 9일 2.7%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상승 궤도를 찾을지, 추가 하락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리즈앤드손더스 찰스 슈왑 수석 전략가는 "보통 시장이 크게 떨어질 때 하루 이틀 반등세가 나타나곤 한다"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반등이나 반락, 어느 쪽이든 향후 시장은 고르지 못한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며 높은 변동성 장세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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