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여론에 갈피 못 잡는 당청…'통신비 2만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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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신승훈 기자
입력 2020-09-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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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이번 주 상황 보고 있어...추경 심사서 결론날 듯"

  • 與, 추경 속도전..."가계 지출 줄이고 통장 잔고 늘어"

여야가 오는 22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계륵이 된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둘러싼 공방은 15일 온종일 이어졌다. 

청와대는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특히 야권 및 시민단체는 통신비 지급이 사실상 '통신사 손실 보전'에 불과해 9000억원(통신비)에 달하는 '국민 세금이 일시에 증발하는 꼴'이란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주 상황을 보고 있다"며 "대정부질문과 이어지는 4차 추경 심사에서 결론이 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청의 합의 속에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안이 추경안에 담긴 만큼 추경을 심사·처리하는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통신비가 '가계 부담을 덜어줄 실질적 지원'이란 점을 강조했다. 한 위의장은 "이동통신 평균 요금은 3만~5만원 사이로 이에 50%인 2만원 지원을 통해 가계의 고정 지출을 줄이고 국민들의 통장 잔고는 늘게 해드리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당이 추경 속도전에 나서고 있지만,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에 대한 비판은 당 내외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친문(親文) 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2일 "다른 대안도 함께 검토해보면 어떨까 싶다"면서 9000억원을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에 쓰자고 제안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승수효과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4일 "국민 10명 중 6명이 반대하는데도 전 국민 통신비로 1조원을 쓰겠다는 행정부를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긴급히 필요한 곳에 두텁게 투입하겠다더니 1조원에 가까운 빚을 2만원씩 나눠준다니 앞뒤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지적도 나왔다. 예결위는 추경 검토보고서에서 "1인당 2만원의 간접적인 소득 보전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요금 연체 미납을 감소시켜 통신사의 매출 결손분을 정부 재원으로 지원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 세금으로 빚을 내 통신 3사를 지원하는 꼴"이라며 "지출할 예산은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 대한 두터운 지원에 사용돼야 하고, 이는 4차 추경 심의 과정에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통신비 지급과 관련해 야당과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야당에서 합당한 대안이 제시되고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주장한 ‘전 국민 독감 무료백신’ 사업비를 추경에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독감 무료백신이 통신비 지급 안으로 인해 교착 상태에 빠진 추경 국면에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낙연 대표 취임 이후 당·청 간 첫 작품치고는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정무적 차원에서 민심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통령도 한번 말을 뱉으면 문제가 있더라도 주워 담지 않으려고 하는 잘못된 관성이 있다"면서 "경제를 비롯해 모든 것이 어려운 국정운영 상황에서는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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