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한·브라질, 다자주의 수호해야…한-메르코수르 FTA 조속 타결"

  • 브라질 국빈방문 계기 현지 유력지 오글로보 단독 인터뷰

  •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조기 타결·WTO 기능 강화 강조

  • "북한에 일관된 대화 메시지"…K-컬처 미래 투자로 육성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한 호텔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한 호텔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한국과 브라질은 각각의 지역을 대표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글로벌 중견국”이라며 “국제질서가 불확실해질수록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국제규범을 지키기 위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현지 일간지 오 글로보(O GLOBO)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다자주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중요한 파트너이며 한국도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세계무역기구(WTO)를 포함한 다자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더욱 개방적이고 안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국제 무역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제 정세에 대해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하고 글로벌 리더십이 약화하면서 오랫동안 국제사회를 지탱해 온 규범과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동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분쟁이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물가 위기를 일으켜 각국 국민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가 간 긴밀한 협력과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에서 확인한 것도 대립과 충돌보다 협력과 공동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였다”며 브라질과의 협력을 복합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 등으로 기능 약화 논란이 제기된 WTO에 대해서는 개혁을 전제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WTO의 기능이 약화하고 세계시장에서 기업들이 직면하는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면서도 “WTO는 여전히 국제 무역규범에 기반해 회원국들이 대화를 이어가고 분쟁을 해결하며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이고 정당성 있는 다자 협의체”라고 평가했다.
 
이어 “WTO가 변화하는 무역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WTO의 기능을 강화하고 변화한 현실에 맞는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의 조속한 타결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양국 정상이 자유롭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 무역질서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협상 개시 이후 2021년까지 일곱 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치면서 견고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양측의 공동 노력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상의 빠른 진전과 타결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한국과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남미 공동시장 4개국이 추진해 온 포괄적 통상협정을 말한다. 공식 명칭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닌 ‘무역협정(TA)’이지만, 상품 관세뿐 아니라 서비스·투자·전자상거래·정부조달·지식재산권 등을 포괄해 사실상 FTA에 가까운 구조다.

다만 구체적인 타결 시점을 제시하기보다는 상호 호혜성과 균형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무역협정에는 시장 접근 등 양측에 민감한 사안이 포함돼 있다”며 “구체적인 타결 시점을 예측하기보다는 상호 호혜적이고 균형 잡힌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측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줄 높은 수준의 협정을 최대한 조속히 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한국과 메르코수르가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질서를 함께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과 관련해서는 ‘자강·동맹·연대의 선순환’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불확실한 국제질서 속에서도 자강을 통해 스스로 국가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며 “동시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글로벌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추구하는 연대는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대립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역량을 갖춘 국가가 더 큰 책임을 맡고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면서 기존 국제질서를 보완하는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협력”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자강과 동맹, 연대가 선순환하는 외교를 바탕으로 브라질 및 국제사회와 함께 복합적인 글로벌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가겠다”며 “공존과 공동 번영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대화와 단계적 비핵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대화에서 아직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평화는 끈기 있는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대화와 협력의 길을 흔들림 없이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공조해 북한에 일관된 대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도록 외교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을 시작으로 남북 교류와 관계 정상화, 단계적 비핵화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을 향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꾸준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준 점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앞으로도 지지와 협력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해 시민의 참여와 행동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는 제도가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와 행동을 통해 지켜지는 가치”라며 “대한민국은 중대한 고비를 맞을 때마다 국민의 용기와 연대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위기를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브라질 역시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국가”라며 “두 나라가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과 환경 속에서 발전했지만 자유와 인권, 법치주의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K-컬처에 대해서는 문화산업이나 소프트파워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와 외교가 국가를 연결한다면 문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한다”며 “K컬처의 성장은 단순히 콘텐츠 산업의 성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광과 소비, 투자, 산업협력으로 확장되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K-컬처 진흥은 문화산업의 성장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경제 발전의 동력이자 지속 가능한 국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과의 문화 협력에 대해 “브라질의 음악과 예술, 축구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처럼 K-컬처도 한국과 세계인의 마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K-컬처와 브라질의 풍부한 문화적 잠재력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양국 국민의 우정을 깊게 하기를 기대한다”며 “경제와 관광, 청년 교류를 함께 활성화하는 새로운 협력의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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