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신요금 성실히 내셨어요?" SK텔레콤-핀크, 개인소액대출 사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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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9-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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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텔레콤 이용자 통신 활동 분석한 'T스코어' 활용해 개인 소액 대출 계획... CB업 진출 구체화

SK텔레콤이 관계사인 핀테크기업 '핀크(Finnq)'와 함께 개인 소액 대출 사업 진출을 모색한다. 통신요금 납입기간과 성실납부 여부 등 SK텔레콤 이용자의 통신 활동 정보를 활용해 100만원대 소액 대출 실행 여부와 이율을 산정한다. SK텔레콤의 사업 계획이 현실화되면 네이버파이낸셜에 이어 개인신용조회(CB) 사업자와 은행의 신용평가시스템(CSS) 대신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만으로 대출 여부를 심사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20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핀크, F&U신용정보와 같은 금융 계열사와 함께 비금융 신용평가시스템인 'T스코어'를 대안신용평가시스템으로 개편하고, 이를 활용한 소액 대출 리스크 분석에 나섰다. 리스크 분석 모델이 완성되면 T스코어는 CB와 은행의 신용평가시스템처럼 대출 실행, 이율 산정 등 대출 심사 전반에 활용된다.

SK텔레콤과 핀크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T스코어는 이용자의 통신 활동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통신신용점수로 환산한 후 이를 금융기관에 제공해 대출심사에 반영하는 비금융 신용평가시스템이었다. 통신 활동 이력에 따라 최대 1%의 금리 우대를 제공했다. 즉 금융기관이 먼저 CB와 은행의 신용평가시스템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고 T스코어에 따른 금리 우대만 추가하는 형태였다.

반면 SK텔레콤과 핀크가 추진하는 새 개인 소액 대출은 T스코어만 활용해 대출 여부와 금리를 결정한다. T스코어가 실제 리스크 관리에 유용했다는 점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핀크가 T스코어 출시 6개월 후 중간검증을 진행한 결과, 1금융권 승인 대상자의 부도율은 최소 0.05%에서 최대 0.5%로, 2금융권 승인 대상자의 부도율은 최소 0.53%에서 최대 1.06%까지 낮아졌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연말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으로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소상공인(SMB)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SK텔레콤과 핀크가 개인 소액 대출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T스코어에 이어 지난 5월에는 11번가, 현대캐피탈과 함께 매출·고객 정보를 활용한 소상공인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CB업 진출을 위한 행보를 꾸준히 이어왔다. 하지만 이는 금융기관이 주가 되고 SK텔레콤이 보조하는 형태라 네이버파이낸셜처럼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만으로 운영할 수 없는 구조였다는 게 금융 업계의 평가다. 네이버를 제치고 대안신용평가시스템 업계를 선도하려는 SK텔레콤 입장에서 달갑지 않았다.

이번 계획이 현실화되면 SK텔레콤과 핀크의 협업이 CB업 진출의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핀크의 개인 소액 대출이 시장에 안착하면, 기존 금융사들이 담보 위주의 개인 소액 대출에서 벗어나 T스코어를 활용한 다양한 대출 모델을 개발할 수도 있다. 또한 SK텔레콤 장기 이용자에게 확실한 금융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10년 넘게 답보상태였던 이동통신 3사의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에도 다시 불을 지필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과 핀크가 개인 소액 대출에 나서려면 실제 대출을 해줄 금융권 파트너가 필요하다. 금융 업계에선 핀크의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지분율 51%)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다른 지방·중소 금융사와 함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캐피탈 대출에 거부감이 적은 소상공인과 달리 일반 이용자는 은행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에서 불이익을 고려해 캐피탈 대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불이익이 없는 1금융권을 개인 소액 대출 사업 파트너로 확보하는 게 SK텔레콤과 핀크에 주어진 과제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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