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주거침입 추행·강간 동일형량 '합헌'…"죄질 차이 없다"

집에 몰래 들어간 뒤 강간을 하거나 준강제추행을 한 피의자에게 동일한 법정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주거침입 준강간·준강제추행·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을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대한 A씨의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은 주거침입 뒤 강간·강제추행 ·준강제추행 등을 하면 모두 동일하게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A씨는 주거침입 준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8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그는 "처벌 근거 조항이 형벌 체계상 균형을 상실해 평등원칙을 위반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가 죄질이 다르니 처벌도 달라야 한다는 취지다.

헌재는 "주거침입 강제추행죄는 평안과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공간에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거침입 강제추행이 주거침입 강간죄와 비교해 죄질이나 비난 가능성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성폭력범죄가 점점 흉포화·집단화·지능화되는 실태를 강조하며 "입법자가 두 죄 중 하나의 법정형을 가볍게 하지 않은 것이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전경.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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