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푸틴의 홍차 받았다"...혈액·소변서 '노비촉 검출'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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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0-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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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비촉, 러시아군만 보유한 독극물...야권 지도자 암살 시도 정황 윤곽

  • OPCW, 독일·프랑스·스웨덴 검사결과 검증...푸틴 향한 공세 거세질 듯

최근 독극물 중독 증세로 의식을 잃었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혈액에서 러시아 군이 보유한 독극물인 노비촉이 검출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암살 시도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오른쪽)을 러시아 모스크바에 초청해 홍차를 대접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 화학무기 감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나발니의 혈액과 소변에서 노비촉 계열의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노비촉은 옛 소련이 과거 1970~8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한 초강력 신경작용제다.

이날 OPCW의 발표는 지난달 독일 정부의 검증 요청에 따라 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지난 8월20일 나발니는 항공편 이동 중 기내에서 갑작스럽게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나발니는 비행기 탑승 전 공항 카페에서 홍차만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독일 등은 푸틴 대통령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독살 시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나발니를 독일 베를린로 옮겨와 치료를 제공하고 연방군 연구시설에서 자체 검사를 실시해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를 사용했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로 "나발니는 범죄의 희생자이며 이제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만 하는 매우 심각한 질문들이 남아있다"며 "세상은 그 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러시아 정부를 압박했다.

이후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의 개별 검사뿐 아니라, 독일 정부의 요청으로 실시한 OPCW의 독립 검증에서도 독일 연방군의 발표와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나발니는 지난달 초 의식을 되찾고 재활 치료 중이며,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정보기관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OPCW는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정(CWC) 이행을 위해 설립된 기구로, 각국의 금지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영국 솔즈베리에서 '노비촉 홍차'를 이용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로 알려진 세르게이 스크리팔에 대한 독살 시도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OPCW는 독립적인 시료 분석을 통해 노비촉 사용 여부를 밝혀냈다.

이후 OPCW 가입국들은 지난해 11월 노비촉 계열의 신경작용제를 금지 화학물질 목록에 추가했고, 해당 조치는 지난 6월7일부터 발효됐다.
 

지난 6일 유튜브 영상에 출연한 알렉세이 나발니.[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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