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3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 “보궐선거도 없는 호남에 가서 표 구걸이나 한가하게 하고 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가관이다”고 밝혔다. 호남 민심을 얻겠다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딴죽을 건 것인데 일각에서는 철 지난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우리 당 최대 지지 지역인 TK(대구‧경북)에서 더불어민주당 34%, 우리당 30%로 역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렇게 적었다. 이어 “어제 대구에 가니 주호영 원내대표는 ‘아마 다음 총선 때 광주에서 출마하나 보다’고 대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었다”고 했다.
홍 의원은 “호남에 가서 벼락치기 공을 들인다고 서울의 호남 분들이 보선 때 우리 당으로 즉시 돌아오겠느냐”며 “김 위원장이야 그냥 나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이 당을 지켜온 우리들만 또다시 형극(荊棘)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내년 보선과 관련, “보선의 특성상 투표율이 아주 저조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열성적인 지지층만 투표장으로 간다는 것”이라며 “24개 구청장과 80% 이상 지방의원을 가진 민주당이 압도적인 조직선거, 관건선거를 하게 될 것인데 반해, 민주당 2중대 정책으로 마음이 떠나버린 느슨한 우리 지지층과 서울 지역 당협 조직으로 과연 우리가 이길 수 있을지 참으로 의문이다”고 했다.
그는 “더구나 김 위원장이 이미 우리 당 후보를 모두 폄하해버려 어느 후보가 선택을 받더라도 상처뿐인 출마가 될 것은 자명한 이치”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우리끼리 쪼개고 제외하는 속좁은 좁쌀 정치를 어떻게 우리 지지층이 받아주겠느냐”고 했다.
부산시장 보선에 대해서도 “태극기 세력이 가장 강한 부산에서 그 세력을 업고 정규재 주필이 출마하려고 하는데 아무나 나서면 찍어주는 부산으로 얕잡아 보고 부산시장 감이 없다고 질러댔으니 부산 사람들이 뿔이 나도 단단히 났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철근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호남 가서 표 구걸’이라는 발언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고 정치인으로서 해선 안 될 말”이라면서 “철지난 지역주의 발언으로 온 국민의 몰매를 맞을 발언”이라고 했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호남 대선 호남 득표율은 전북 3.34%, 전남 2.45%, 광주 1.55% 였다. 이런 득표율로 집권이 가능하겠나, 이런 득표율이 내년 보선에 영향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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