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창궐한 코로나19는 소통 방식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유례없는 바이러스 확산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우리는 단절 속에서 새로운 소통법을 터득했다. 넷플릭스 등 OTT 이용에 의지하기 시작했고, 여행도 '랜선'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즐기며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고 있다. 틱톡 등 새로운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수행하는 각종 챌린지도 마찬가지다. 비대면 공간 속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사회화 방법, 위드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우리가 걷기 시작한 길이다. <편집자 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2일(한국시간) 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을 선언했다. 당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는 관중(갤러리)들로 인산인해였다.
일순간이었다. PGA투어는 대회 중단을 결정했다. 선수들도, 갤러리도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갔다. 이 모습이 11월인 지금까지 이어질 줄 알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전 세계 골프장에는 갤러리가 출입하지 못했다. 선수들을 따라서 18홀의 코스를 도는 것을 한 가지의 낙(樂)으로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최근 기자는 대회장에 방문했을 때 대회를 후원하는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그들은 "대회장이 텅 비어 보인다"고 표현했다. '갤러리가 없어서 공허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돌고 얼마 있지 않아서, 이색 응원 문화가 자리 잡았다.
바로 우승자가 결정되는 18번홀 그린에 설치된 LED 전광판. 주로 큰 대회에서 설치됐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는 전광판을 통해 응원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는 18번홀 그린에서 화상 카메라를 설치한 갤러리들의 모습이 LED 전광판을 통해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화면 속 갤러리들은 각자 응원 메시지가 적힌 종이나, 선수를 상징하는 물건(?)을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온 그린에 성공한 선수들은 캐디와 함께 대화하며 그 모습을 한참 쳐다봤다.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인천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도 마찬가지다.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응원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스포츠 응원 문화를 180도 바꾸어 놨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작과 함께 언택트(Untact)를 거쳐 온택트(Ontact) 시대가 인류에게 찾아왔듯,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도 온택트로 응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에는 더욱 특이한 케이스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어드밴트헬스 아레나에서 모든 대회를 소화했다. 구단과 관계자 등 모든 이들이 이 코트를 사용했다. 결승전인 NBA 파이널마저 이곳에서 치러졌다.
관중의 자리에 거대한 LED 화면을 설치했다. 그리고 실제로 관중들이 앉아 있는 것만 같은 모습을 화면을 통해 송출했다. 획기적이고도, 코로나19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MLB)는 LA다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월드시리즈에서 관중을 받았다. 마스크를 쓴 관중도 있었지만, 마스크를 벗은 관중도 많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우승을 차지한 LA다저스 선수들은 세리모니를 하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는 큰 논란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인 저스틴 터너(LA다저스)가 우승 세리모니에 마스크를 벗고 동참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MLB 조사를 받게 됐다.
MLB 사무국 관계자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침을 무시하고 현장에 뛰어든 터너의 행동은 잘못됐다. 접촉한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린 행위"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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