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패배 최대 수혜자는 틱톡?'...매각·사용금지 명령 잇달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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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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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시행 예정이던 美틱톡 사용금지 행정명령 연기

  • 오라클·월마트와의 매각 협상 기한도 15일 추가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미국 행정부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규제가 흐지부지하는 모양새다. 강제 매각과 사용 금지 명령 기한이 연기하며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진단이다.
 

틱톡.[사진=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바이트댄스의 매각 기한을 15일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틱톡 미국 사업부를 오라클과 월마트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한 중국 바이트댄스는 협상 시한을 종전 12일에서 오는 27일까지로 미룰 수 있게 됐다. 

전날 미국 상무부 역시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의 사용 금지 행정 명령 집행을 연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이 일환으로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술 사용 금지 명령과 함께 급성장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틱톡에 대한 매각·사용금지 규제를 추진해왔다.

중국 정부가 틱톡을 이용해 미국 내 사용자 1억명의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8월14일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이내에 미국 기업에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내 거래를 금지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회사에 사업권을 넘기지 않을 경우 서비스 운영을 불가능하게끔 해 '강제 매각'을 유도한 것이다.

이에 바이트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을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했고, 월마트와 컨소시엄을 맺은 오라클을 최종 매각 대상 협상자로 지정했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예상됐으나, 지난 8월 말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국가 전략 기술 수출 통제 규정을 강화하면서 협상이 엎어진 것이다.

결국 오라클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앞세워 틱톡 매각 방향을 기업 인수가 아닌 기술 협력으로 틀면서 합의가 성사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매각 허가 여부와 '틱톡 지분의 50% 이상을 미국 기업이 소유해야 한다'는 트럼프 정부의 행정 명령 조항을 두고 세부 협상에서 난항을 겪는 상태다.

이에 지난 9월 미국 정부는 틱톡 강제 매각을 다시 압박하기 위해 10월27일부터 자국내 틱톡 신규 다운로드를 금지하고 대선 후인 11월12일에는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명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미국 사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해당 제재는 동력을 잃어갔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특정 SNS 사용 제한이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워싱턴DC 항소법원이 지난 9월27일 트럼프 행정부의 다운로드 금지 명령 효력 중단을 판결한 데 이어, 10월30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동부연방지방법원은 오는 11월12일부터 시행하려던 틱톡 금지령에 제동을 걸었다.

해당 판결들은 바이트댄스가 틱톡 사업을 미국 기업에 매각해야 할 정당성이 없다는 것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가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면서 미국 행정부의 틱톡 제재 동력은 거의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결과,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가 각각 사용금지 명령 집행과 매각 기한을 연기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월마트·오라클과 진행 중이던 틱톡 지분 매각 협상은 무산하거나 일부 지분 매각이 이뤄져도 바이트댄스가 계속 틱톡의 지배주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바이트댄스는 미국 연방법원에 틱톡 강제 매각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으며, 오라클과 월마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킬 제안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일 이들 컨소시엄은 네 번째 인수 계획 수정안으로 미국 투자자들이 완전히 소유하는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미국 내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와 콘텐츠를 관리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다만,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을 선언하며 대선 승리를 주장하고 있고 임기 역시 내년 1월20일까지 남았다는 점에서 남은 임기 동안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13일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백악관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0일에도 행정부 핵심 장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로의 순조로운 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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