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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칼 필립 왕자와 그의 부인 소피아 왕자비가 2016년 스웨덴에서 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AF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두고 집단면역으로 대응했던 스웨덴의 패색이 짙어졌다. 스웨덴 칼 필립 왕자와 그의 부인 소피아 왕자비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서다. 코로나19가 스웨덴 왕실에 입성하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왕실은 두 사람이 현재 가벼운 감기 증상이 있어 스톡홀롬에 있는 자택에서 두 어린 자녀와 함께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필립 왕자는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과 실비아 왕비의 아들이다.
스웨덴 왕실은 국왕과 왕비, 스웨덴 왕위 승계 서열 1순위인 빅토리아 왕세녀 부부가 예방 차원에서 코로나 19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웨덴은 코로나19 확산에 유럽 주요 국가들이 봉쇄 조치를 한 것과 달리, 국민의 이동권을 제한하지 않는 '집단면역'(herd immunity) 방식을 고수해 주목받았다.
집단면역은 특정 집단 내 감염 인구 비율이 높아 더 이상 바이러스가 잘 전파되지 않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스웨덴 국민은 상점이 밀집한 지역에서 쇼핑하거나 아이들은 등교하는 등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국왕과 왕비 목전까지 다다르면서 집단면역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실제로 스웨덴의 코로나19 방역 총괄 책임자인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 수석 역학자는 27일(현지시간) 독일 주간 디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중증인 경우는 적고, 사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사망사례는 있을 수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공공보건의 관점에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웨덴 정부는 24일(현지시간)부터 공공장소에서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제한하는 등 봉쇄조치로 운전대를 틀었다. 이전까지 행사 종류에 따라 50∼300명까지 허용됐던 모임 가능 인원을 대폭 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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