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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발행량이 다시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ELS 발행이 정상화되는 듯했지만 지난달부터 상환액 줄어들며 신규 발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증시가 급등하면서 직접투자 비중이 급증했고, 고점 랠리를 이어가는 증시가 투자자들의 ELS 투자 심리에 악영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원화 ELS 발행액은 3조104억원을 기록했다. 회복세를 보였던 지난 10월(3조7353억원) 대비 19%(7249억원) 줄어든 규모다. 반면 조기상환 규모는 5조9880억원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던 4월(1760억원)보다 34배가량 급증했다.
10월 대비 11월 발행량이 줄어든 것은 코스피는 물론 뉴욕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갈아치우면서 직접투자가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증시 고점에 따른 ELS 투자가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ELS는 주로 코스피200, 유로스톡스 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데, 최근 지수가 급등한 만큼 원금손실 구간 진입(녹인·Knock-In)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낮은 ELS 쿠폰 금리 역시 투자심리 위축 원인으로 꼽혔다. 대부분의 ELS 쿠폰 금리는 1년 기준 4~5%대로 투자자들에게 크게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4월만 해도 쿠폰 금리가 10%대를 훌쩍 넘기는 상품들이 많았다. 실제 최근 모집한 한국투자증권의 'TRUE ELS 13485회는 3년 만기로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하여 조건을 충족하면 연 4.0%의 수익을 지급하는 조기상환 상품이었다. 대부분의 상품이 4% 수준의 금리를 제공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은 증시 활황으로 ELS 시장이 이전과 같은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ELS 조기상환 금액에서 ELS 발행금액을 뺀 수치가 3개월 연속 마이너스 2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 ELS시장 성장 둔화세의 반증이라고 밝혔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조기상환 금액이 대체로 재발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ELS 시장은 다소 상이한 패턴"이라며 "연초에 급락했던 우려로 ELS 상품에 재투자하지 않을 수 있고 최근 강하게 상승하는 주식시장을 볼 때 상대적으로 ELS의 수익률이 미진해 보여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연구원은 "ELS 조기상환 금액이 ELS 발행금액보다 2조원 이상 큰 경우 시장이 횡보하거나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내년 ELS 시장도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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