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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상승 질주를 멈추고 미끄러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5.07p(0.35%) 내린 3만68.81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29.43p(0.79%) 빠진 3672.82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243.82p(1.94%) 하락한 1만2338.95에 장을 마쳤다.
시작은 좋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 관련 부양책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장 초반 주요 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전날 백악관은 9160억 달러(약 994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또 앞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양당이 대립하는 책임 보호 조항과 지방정부 지원을 배제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 우선 합의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 성명을 내 "매코널이 초당적 부양책에 기초해 9160억 달러 규모의 (백악관) 제안을 승인했다는 것은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백악관의 제안이 현재 진행 중인 초당적 의회 논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거절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매코널 대표의 제안을 모두 거절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지됐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이 부양책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자 꿋꿋하게 상승세를 달리던 시장은 고꾸라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책임 보호와 지방정부 지원 등을 두고 양측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매코널 대표가 민주당을 향해 험악한 발언까지 쏟아내자 장 중반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의회 연설에 등장한 그는 백악관의 제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드러낸 민주당의 반응은 "정신 분열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또 "민주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타협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무고한 미국인에 해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미국의 재정 부양책 과정이 험악하게 변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의회가 타협할 수 있는 1.5주의 시간이 더 있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주요 기술 기업 주가가 갑작스럽게 조정을 받은 점도 시장 전반을 압박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날은 차익 실현 성격의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상승 질주를 멈추고 고꾸라졌다. 애플 주가는 2.1%가량 하락했고, 테슬라는 약 7% 미끄러졌다.
더욱이 이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6개주 법무장관들은 이날 페이스북을 상대로 2건의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기술주 불안을 자극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불공정하게 인수, 시장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 이 여파로 페이스북 주가는 전장 대비 1.93% 떨어졌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영국 FTSE지수는 0.08% 상승한 6564.29로 장을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0.47% 오른 1만3340.26에,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0.09% 상승한 3529.02에 각각 거래를 종료했다. 반면 프랑스 CAC40지수는 0.25% 빠진 5546.82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국제유가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2% 빠진 45.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04% 오른 48.86달러를 가리켰다.
금값은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9% 내린 1838.5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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