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현임 16대 총장에 이어 17대 총장도 KAIST 내부 구성원간 경쟁 구도로 치러진다.
13일 과학계에 따르면, KAIST 총장후보심사위원회는 지난 9일 인터뷰를 거쳐 경종민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 김정호 글로벌전략연구소장, 이광형 교학부총장을 17대 총장 후보로 선정했다.
이후 세 명의 후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돼 인사 검증을 거치게 된다. 이어 내년 초 15인으로 구성된 KAIST 이사회가 과반수를 얻은 후보를 관리·감독 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추천하면, 과기정통부 장관이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얻어 총장으로 최종 승인한다.
당초 17대 총장 후보에는 3명 외에도 신성철 현 KAIST 총장, 박오옥 명예교수(전 교학부총장), 김수현 교수(전 대외부총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 가운데 신성철 총장과 이광형 부총장이 다음 총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AIST 총장이 연임된 전례가 없고, 과기정통부와의 지속적인 엇박자로 인해 신성철 총장은 낙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검증 기간과 신성철 총장이 주관하는 KAIST 개교 50주년 행사가 내년 2월 16일로 예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사회는 2월 16일 이후 다음 총장을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 신성철 총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말까지다.
경종민 명예교수는 1953년생(67세)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KAIST에서 전기및전자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1981년 미국 벨 전화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83년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오늘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의 토대를 다졌다. 경 명예교수는 지난 16대 총장 선출 때에도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정호 글로벌전략연구소장은 1961년생(59세)으로,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1996년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국내 반도체 산업 인재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 교수는 교수평가사이트 김박사넷에서 6개 부문 최상위권 점수를 받는 등 국내 반도체 업계 인재 육성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광형 교학부총장은 1954년생(66세)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KAIST 산업공학과 석사를 거쳐 프랑스 응용과학원에서 전산학 석·박사를 받았다. 1985년 KAIST 전산학과/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KAIST 국제협력처장, 교무처장을 거쳐 교학부총장을 맡는 등 KAIST 발전을 위한 다양한 내외부 활동 경험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의 515억원 KAIST 기부도 이 부총장과 인연을 통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