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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사진 = 윤지은 기자]
"개포7단지 34평이 최근 25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달 14일에 24억원에 팔린 게 신고가였는데 한 달도 안 돼서 새 기록을 썼어요."(서울 개포동 한 중개업소)
서울 강남권 부동산시장이 뚜렷한 반등세다. 각종 세금 부담에 잠시 주춤하던 시세가 'V자 반등'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선 중개업소들은 "체감 상승률이 10%는 넘는다"고 말한다.
새 임대차법에 따라 '갭'(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실질적 투자액수)이 크게 줄며 강남 재건축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지방 큰손들의 상경 러시다.
서울 압구정동 G공인 관계자는 "호가대로 거래되는 상황"이라며 "호가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2억원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팔고자 했다가 유보로 돌아선 분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압구정동 J공인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은) 0.5% 올랐다고 하는데 체감 상승률은 10%가 넘는다"며 "특정 물건이 2억~3억원씩 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현대 9·11·12차) 50평의 경우, 종전 최고가가 42억원인데, 최근 4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호가 43억원에서 2000만원 빠진 액수다. 현재 호가는 44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신현대 36평의 경우 최근 29억원에 팔려 전고점(지난해 11월 16일)을 회복했다. 같은 평형은 지난달 18일 25억8000만원에 계약된 게 마지막 신고건이다.
압구정동 S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워낙 비싸 거래는 잘 안 된다"면서도 "물건이 없는 상황에서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은 존재하기 때문에 신고가가 계속 경신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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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사진 = 윤지은 기자]
그동안 강남 재건축은 매맷값이 높은 반면 전셋값은 낮아 갭투자를 하기 쉽지 않았다. 새 임대차법 이후 매맷값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투자환경이 바뀌었다.
J공인 관계자에 따르면 신현대 36평의 경우 지난해 말 매맷값이 29억원, 전셋값이 7억원 수준이었다. 현재는 매맷값이 29억원, 전셋값이 10억~12억원 수준이다. 매맷값은 중간에 조정됐다가 회복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반면, 전셋값이 크게 올라 갭이 많이 줄었다.
새 임대차법뿐 아니라 재건축사업 진척에 대한 기대감, 학습효과 등이 가격을 밀어올렸다. 압구정동 S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매물이 부족하다. 시중에 어마어마하게 풀린 돈이 갈 곳이 없다. 지방의 돈 있는 분들이 많이 와서 거래했다"고 했다.
인근 개포동도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상황이 유사하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물건이 없어 고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필요한 사람들은 호가대로 거래할 수밖에 없다"며 "조합설립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최근 개포6·7단지는 조합설립인가 신청에 들어갔고, 5단지는 조합이 세워졌다.
개포동의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5단지는 물건이 없어 호가를 말하기 어렵고, 6·7단지는 직전 실거래가 대비 1억~1억5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했다. 재건축은 조합이 세워지면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10년 보유·5년 거주·1가구 1주택' 매물을 제외하고는 전매가 불가하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개포7단지 34평은 최근 2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4일 24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돌파했는데, 또 한 번 새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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