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말 산타랠리를 보이며 최고점을 경신 중인 가운데 뜨거운 종목이 있다. 바로 전기차 관련주다. 전기차가 친환경 미래차로 등극하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기차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부터 시작해 LG전자, 애플 등 연말 주식시장의 '치트키'로 떠올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LG전자는 전거래일보다 6.28% 하락한 11만2000원에 마감했다. 다만 전날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2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전기차 모터와 인버터(전력 변환 장치) 등을 생산해 전기차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양사의 합작회사가 생산한 전기차 모터 등이 애플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LG전자 주가는 급등했다. 이 기간 LG전자는 21.5% 급등했다. 마그나 인터내셔널 역시 11%가량 상승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애플이 2024년까지 최첨단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차 ‘애플카’를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이에 애플 주가도 급등세를 보였다. 사흘 새 주가는 3% 가까이 오르면서 3일간 늘어난 시가총액은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디트로이트 자동차 3사 시가총액을 모두 더한 것보다 컸다.
증권업계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애플카 생산을 마그나에 맡길 수 있다는 관측도 있고, 애플과 LG전자도 이미 아이폰과 관련해 거래 관계가 있다"며 "마그나, 애플, LG전자 각각의 관계를 고려하면 LG마그나가 애플카에 납품하는 구도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LG와 애플 등을 제외하고라도 올해 연말 전기차 관련 주식들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테슬라는 높은 수익률에 서학개미들의 마음을 앗아간 주식으로 등극했고, 이달 들어 S&P500에 편입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는 이달 들어서만 16% 상승했고 지난 18일엔 695달러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초 테슬라의 주가는 86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670%가량 급등한 상태다.
테슬라가 일명 '저 세상 주식'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자 테슬라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진 명신산업은 상장하자마자 따상을 기록하는 등 공모가의 530% 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명신산업은 지난달 말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1372 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코스피 역대 최고치다.
테슬라의 S&P500 편입과 LG전자의 전기차 부품사 설립, 애플의 전기차 개발 등 줄줄이 빅뉴스가 터지자 관련 국내 중소형 주식들도 급등세를 보였다. 이차전지 제조업체인 세방전지는 지난 24일 기준 일주일간 48%나 급등했다. 전기차 관련 빅이슈로 수혜가 예상된 탓이다. 테슬라 부품사로 알려진 디아이씨 역시 같은 기간 26.04% 상승했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사인 대성엘텍도 34.95% 급등했다. 애플의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솔루션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인포뱅크는 애플카 관련주로 떠오르며 일주일 새 33.68%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관련 수혜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 정책 기조에 따른 전기차 확대 등이 배터리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침투율은 3.4%로 성장 초기 시장이고,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각국 정부의 지원이 동반 확대되는 원년으로 친환경 테마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 니오, 샤오펑 등 신생업체들 주가 상승률이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반면 전통적인 강호였던 독일, 일본 메이커들의 기울기는 완만하거나 오히려 우하향하는 흐름"이라며 "전기차의 경우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부문에서 미래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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