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집값 원상회복" 약속 1년…오히려 21%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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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12-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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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해에 11번이나 발표한 부동산대책 효과는 '글쎄'

  • 소득-집값 격차 급격히 벌어져 PIR 12.2년까지 상승

  • 공인중개사 "매수심리 더 강해져…집값 더 오를 것"

올해 서울 집값과 전셋값 모두 2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거나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오른 가격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장담한 지 1년 만이다.

올해 1월부터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은 11차례이며, 이 중 6건이 시장 안정화 대책이었다.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이달에는 전국 36곳이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급등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28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4299만원으로 지난해 12월(8억5951만원) 대비 2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평균 전셋값도 4억7436만원에서 5억7582만원으로 2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집값과 전셋값 모두 서울 직장인 평균 연봉 4124만원(국세청 통계연보)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자료 = KB국민은행]

정부가 올해 2월 20일부터 이달까지 매달 한 번꼴로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7일에는 전국 36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정량요건이 ‘3개월 이상 집값 상승률이 해당 시·도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할 때’인 점을 고려하면 전국적인 급등세가 나타난 셈이다.

이달 기준 전월 대비 지역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이 1.71%로 조사됐고, 6대 광역시는 2.15%로 수도권(1.54%)과 서울(1.32%)을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고려하면 한 달마다 1000만원 이상 오르는 폭등장이다.

기초 지방자치단체(시·군·구)별로 보면 부산 강서구(10.45%)를 비롯해 △울산 남구(6.24%) △경기도 파주(5.57%) △대구 달서구(4.54%) △포항 북구(3.61%) 등 주요 도시에서 한 달 만에 집값이 3% 이상 오르고 있다.
 

[자료 = KB국민은행]

이에 따라 소득과 집값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KB아파트PIR’은 올해 3분기 기준 12.2년으로 조사돼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2분기 8.8년보다 3.4년 멀어졌다.

이 통계를 처음 산출한 2008년 1분기에 서울 KB아파트PIR이 7.4년에 불과했으므로 최근 3년 내 급격히 소득-집값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PIR은 KB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연소득 중윗값으로 중위가격 집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즉, 3분기 기준 서울의 경우, 12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공인중개사들은 내년에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는 분위기다. 수요자들이 늦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매수해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봉구 창동역 인근 A공인 대표는 “서울 중심부에서 밀려난 전세 거주자나 경기권 거주자의 매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제 서울 외곽인 이쪽도 (전용면적 84㎡ 기준) 9억원을 넘기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도림역 인근 B공인 대표는 “3년 전에 6억원대였던 집값(전용면적 84㎡ 기준)이 이제 10억원을 넘겼다”며 “문의 전화 대부분 어떻게든 서울 안으로 들어오려는 의지가 전보다 훨씬 절박하다”고 말했다.

통계로 보면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달 전국 기준 141.1로 전월(132.4)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심리지수는 집값이 움직이기 전 나타나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지수는 시민과 공인중개사 약 1만명을 대상으로 집값과 거래량 추이를 설문해 1부터 200까지 산출한다.

기준치 100 이상일수록 집을 매입할 의사가 있는 가구 수가 많아졌고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졌으며, 주택시장이 활황이라는 응답이 많다고 해석한다.
 

[자료 =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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