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HCN만 웃었다…딜라이브·CMB 매각 내년 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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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12-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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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통사 '탈통신' 행보에 우선순위 밀려

  • 스카이라이프-현대HCN은 활로 모색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왼쪽)와 김태율 CMB 대표이사. [사진=각 사]


올해 케이블TV 인수합병(M&A)에서 현대HCN만 웃었다. 뒤이어 매각에 뛰어든 딜라이브와 CMB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결국 거처를 정하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29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와 CMB 모두 KT와 매각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나 최종 협상까지 이르지 못했다. 먼저 매각 절차를 밟은 현대HCN의 반사효과를 누리기에는 인터넷TV(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 3사가 '탈(脫)통신' 행보로 너무 바빴다.

앞서 CMB는 김앤장을 매각 법률자문사로 선정하고, 프라이빗 딜(비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현대HCN을 놓친 SK텔레콤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보다 적극적이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티맵모빌리티 분사를 통한 5대 사업부 체제 완성, 박정호 사장의 SK하이닉스 부회장 겸직 등 내부 시스템 정비에 주력했다. 아마존과의 초협력도 준비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케이블TV M&A는 후순위로 밀렸다. 또 케이블TV를 사들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나마 SK텔레콤이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예고한 만큼 SK브로드밴드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M&A를 추진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중간 지주사 전환에 매진하다보면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

딜라이브는 더 애매한 처지다. 과거 M&A 무산 전력이 있는 데다 지금은 그때만큼의 몸값을 부를 수도 없다. 딜라이브는 관심 없다고 못박은 이통사도 있다. 매물로서 매력도에 금이 간 셈이다.

다행히 자회사 IHQ를 매각해 몸집을 줄였으나, 최근까지 진행한 KT와의 M&A 협상도 만족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한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기대했던 딜라이브는 내년에도 불확실성을 안게 됐다.

물론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10월 말 기자 간담회에서 "미디어 사업에선 1등이 중요하다. 1등과 2등은 다르다"고 말해 협상의 끈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역시 매각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각각 유찰 가능성에 대비한 프리이빗 딜, 자회사 매각 등을 진행했지만, 기업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케이블TV가 우선순위가 되긴 쉽지 않다"며 "KT스카이라이프-현대HCN도 정부 최종 승인 이후 활로 모색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관련 인가·변경 승인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서류를 검토 중이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공정위 간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방송통신 M&A 협의체'를 구성해 진행되는 첫 사례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정부의 자료 요청에 성실히 응하며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내년에 디즈니플러스 서비스 론칭으로 더욱 치열해질 방송미디어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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