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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일본 오사카발 항공편 해외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영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2명 더 확인됐다. 특히 추가 감염자 가운데 1명은 앞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경기 고양시 일가족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기존 감염자와 동일한 비행기를 탔던 점에 비춰 기내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이 비행편 탑승자들에 대한 추가 추적 필요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3일과 20일 영국에서 각각 입국한 확진자 2명의 검체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2명 모두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전장유전체 분석 검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이들 2명 모두 검역 단계 또는 검역 후에 격리단계를 거치신 분들이기 때문에 지역사회 추가 전파 위험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인 30대 A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영국에서 입국, 사후 확진된 고양시 80대 남성과 그의 일가족 2명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고양시 가족 3명은 국내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추가 전파를 일으킨 첫 사례다. 이 때문에 방대본은 A씨가 기내에서 이들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A씨와 고양시 가족 확진자들이 탑승했던 비행기 승객 대부분이 음성 후 격리해제됐기 때문에 이들 중 추가 감염자가 나올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 단장은 “(13일 영국발) 동일 비행기”였다면서도 “(13일 영국발 비행편으로 입국한) 이분들에 대해선 입국 후 격리대상자로서 관리가 되고 있고,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내 전파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기내 전파는 다른 공간보다는 전파가 적게 일어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사례에 대해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정상적인 치료 과정을 거쳐서 현재 격리해제된 상태”라면서 “지난달 21일 과거 입국자 가운데 영국이나 남아공발 확진자의 검체를 확보해 검사를 진행해 어제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씨와 함께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B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입국했으며, 가족 접촉자 1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입국 단계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 과정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 추가 검사를 진행, 지난해 12월 29일 확진됐다. 방대본은 B씨를 통한 추가 전파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 국내 감염 사례는 총 12건이 됐다. 영국발 감염이 11건, 남아공은 1명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 L, V, G, GH, GR, GV, 기타(O) 등 크게 8개 그룹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G그룹과 관련해서는 변이 바이러스 4종이 보고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초기에 S·V그룹이 유행했으나, 지난해 5월 이후로는 GH 그룹이 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영국과 남아공에서 각각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는 서로 다른 유래이지만 501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라긴(N)에서 타이로신(Y)으로 바뀌는 공통점(N501Y)이 있다는 게 방대본의 설명이다.
이 단장은 “변이는 바이러스는 생활사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전파가 계속되는 한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변이와 관련한 전파력, 병원성, 백신 영향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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